상장 30분 만에 1,076배 급등… '미친' 코인시장

입력
2021.04.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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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와나토큰, 상장하자마자 1076배 올라
8000만원 넘보던 비트코인, 7000만원 밑돌아
가상화폐 거품 터질 수 있어 "주의 필요"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20일 7,000만 원선 밑으로 떨어졌지만, 이날 새로 거래소에 상장한 아로와나토큰은 한때 1,000배 넘게 뛰는 등 가상화폐 시장이 그야말로 '미친'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개발자가 장난으로 만든 도지코인 역시 이날 상승세를 지속했다.

20일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상장한 아로와나토큰은 오후 2시30분 50원에 거래를 시작해 30분 만에 5만3,800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무려 1,076배, 수익률로 치면 10만7,600%나 치솟은 것이다. 이후 상승 폭은 작아졌지만 오후 6시 현재 2만8,780원에 거래되면서 시초가와 비교하면 576배 높게 유지되고 있다. 거래대금은 2,000억 원을 웃돌았다.

빗썸 측은 아로와나토큰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 유통 플랫폼에 활용되는 암호화폐로 소개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그룹 계열사이자 블록체인 전문 기업인 한컴위드가 지분을 투자했다.

이날 아로와나토큰의 움직임은 가상화폐 업계에서도 전례 없는 일로 평가되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당일 가상화폐 가격이 크게 오른 적은 있으나 10만% 넘는 상승률은 말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글과컴퓨터라는 기업 유명세에 기대 가상화폐 투자자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언급한 이후 급등한 도지코인도 여전히 강세다. 지난 10일만 해도 개당 84원이었던 도지코인은 파죽지세로 올라 이날 오후 6시 현재 514원에 거래되고 있다. 도지코인은 미국 개발자가 취미 삼아 만든 가상화폐다.

다른 가상화폐는 일제히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 17일 오전만 해도 8,000만 원에 근접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7,000만 원을 밑돌면서 불과 3일 만에 1,000만 원 넘게 떨어졌다. 이더리움,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국내 가격이 글로벌 시세보다 높게 형성된 '김치 프리미엄'은 여전했다.

정부가 전날 가상화폐 불법행위에 대해 6월까지 특별단속을 벌이겠다고 하면서 주요 가상화폐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가상화폐가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거품이 빠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영국 투자분석회사 프리트레이드의 데이비드 킴벌리 연구원은 지난 16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지코인의 경우 언제든 거품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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