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인의 절반 이상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배출 결정에 대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늦다"는 불만이 압도적이었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18일 실시해 18세 이상 총 1,085명에게 답변을 받고 2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염수 해양 배출 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어쩔 수 없다”가 54%,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가 36%로 나타났다. 이중 남성은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61%인 반면 여성은 41%에 불과하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가 44%인 것으로 나타나, 성별에 따른 의견 차이가 컸다. 전체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은 지난해 11월의 47%에 비해 상승했다.
17~18일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18세 이상 1,180명을 대상으로 전화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해양 배출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의견이 46.7%,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45.3%로 팽팽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물을 다시 희석해, 삼중수소(트리튬) 농도를 자국 기준의 40분의 1 이하,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식수 기준의 7분의 1 이하로 낮춰 배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전방위 홍보를 하고 있어, 찬반 의견은 팽팽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이 우세해진 상황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본 언론은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이 19일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오염수 방류에 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맞는 적합한 절차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주목했다. 아사히신문은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정 장관의 협조 요청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점을 소개하며, "정 장관의 국회 발언은 미국의 태도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20일 보도했다.
한편 일본 국민들은 백신 접종이 늦어지는데 불만이 크고 정부의 코로나19 대책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의 여론조사에서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늦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75%에 달했고, 스가 요시히데 정권의 코로나 대책에 대해서는 “평가한다”는 의견은 19%에 불과한 반면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63%에 달했다. 다만 백신 접종 차례가 올 경우 “맞겠다”는 의사는 62%로 지난해 11월(49%)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이밖에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평가한다”는 의견이 51%, “평가하지 않는다”가 25%였고,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였던 대중국 정책과 관련해서는 “더 엄격히 대해야 한다”가 67%에 달했다. 도쿄올림픽 개최와 관련해서는 “해외 관중 없이 (국내 관중은 포함해) 개최” 34%, “무관중 개최” 14%, “중단해야” 29%, “재연기해야” 19%로 나타나, 개최를 용인하는 의견과 중단 또는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48%로 팽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