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자국민 대상 여행 금지 권고 국가를 160여개국으로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전 세계 80%에 해당한다. 각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십분 반영하려는 의도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 국무부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여행자들이 가하는 “전례 없는 위험”을 고려해 이번 주에 여행 권고안 업데이트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권고안 갱신은 ‘여행 금지’(Do Not Travel)인 여행 경보 4단계 국가 수의 상당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전 세계 약 80%에 이른다”고 부연했다.
이번 조치가 각 나라 보건 상황의 재평가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미 국무부는 자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역학 평가를 충분히 반영하기 위한 권고 시스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와 국내 여행 제한을 포함한 측정 기준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 국무부가 4단계 여행 경보를 발령한 나라는 북한과 러시아, 이란,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케냐, 브라질 등 34개국이다. 여행 금지 권고국 수를 80% 수준까지 늘릴 경우 약 160개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4단계인 미 국무부 여행 경보는 △일반적 사전주의(Exercise Normal Precautions) △강화된 주의(Exercise Increased Caution) △여행 재고(Reconsider Travel) △여행 금지 순이다. 현재 한국은 2단계 국가로 분류돼 있다. 3단계였다가 지난해 11월 말 2단계로 올라갔다. 중국과 일본은 3단계다. 다만 이 권고안에 구속력이 있는 건 아니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현재 미국은 전체 성인 절반이 최소 한 차례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비율도 32.5%에 달한다. 이스라엘, 영국 등과 함께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다.
미 정부는 방역과 더불어 백신 속도전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통해 “오늘부로 모두가 백신을 접종할 자격이 있다. 우리는 (백신이) 충분하다. 여러분은 보호돼야 하고 이웃과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 그러니 백신을 꼭 맞으라”고 했다. 그간 순차적으로 확대해 온 접종 자격의 제한을 이달 6일 예고했던 시점에 완전히 해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16세 이상인 모든 미국인은 백신 접종 예약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