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전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국계 10대 여성이 또 범죄의 표적이 됐다. “핵 테러리스트”라는 폭언뿐 아니라 성희롱과 폭행까지 당했지만 주위의 무관심 탓에 얼굴과 팔 등을 다쳤다.
15일(현지시간) 일간 로스엔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州) 터스틴 경찰서는 이날 한국계 여성 제나 두푸이(18)를 폭행한 흑인 남성 자허 터주딘 슈웨이브(42)를 증오범죄 혐의로 체포했다. 슈웨이브는 앞서 11일 오렌지카운티 터스틴의 한 공원에서 두푸이에게 접근, 성희롱을 하면서 출신지를 물었다. 두푸이가 한국계라고 말한 뒤 자신에게서 떨어지라고 요구하자 슈웨이브는 화를 내며 발길을 돌렸다.
두푸이는 1시간 뒤 공원에서 슈웨이브와 다시 마주쳤다. 친구에게 접근하려던 슈웨이브를 두푸이가 막아 서자 그는 북한을 언급하며 핵 테러리스트라고 비방하고, 인종ㆍ성차별적 욕설을 퍼부었다. 계속된 위협에 두푸이가 호신용 분사기를 꺼내 저항했으나 슈웨이브는 그를 바닥에 넘어뜨린 뒤 마구 때렸다. 그제야 인근에 있던 시민들이 가해자를 쫓아냈다.
두푸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폭행으로 얼굴과 팔 등이 멍든 사진과 함께 “가해자는 내가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3시간 동안 성적 발언을 하며 괴롭히고 공격을 했다”고 적었다. 이어 “당시 많은 친절한 사람의 도움을 받았지만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사건 초기 주위 시민들이 지켜보기만 했을 뿐 빨리 가해자를 제지하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러티샤 클라크 터스틴 시장은 성명을 내고 “편협과 인종차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