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리본ㆍ동백꽃 달고…연고지 아픔 보듬는 K리그

입력
2021.04.16 17:15

K리그 구단들이 연고지 시민들의 아픔을 함께 했다.

안산은 지난 11일 K리그2(2부리그)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전남과 홈경기에 이어 14일 열린 충남아산FC와의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홈경기에서도 유니폼에 세월호 참사 추모를 뜻하는 노란 리본을 부착하고 출전했다. 16일로 7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들의 희생으로 도시 전체가 겪고 있는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고 위안을 전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원정팀과 심판진도 노란 리본 부착에 동참해 의미는 더 컸다. 안산 관계자는 16일 “구단 뜻을 원정 팀에서도 함께해줘 고맙다”고 전했다. 양팀 선수와 심판들은 경기 전 묵념을 함께 진행했고, 구단과 서포터는 전광판과 현수막을 통해 추모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대전하나시티즌 등 다른 K리그 구단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모 게시물을 올리며 아픔을 함께 나눴다.


4월에 겪은 지역의 큰 아픔을 보듬는 구단은 또 있다. 이번 시즌 K리그1(1부리그)으로 승격한 제주는 4월에 치르는 6경기에 제주 4.3 희생자 추모 상징인 동백꽃을 유니폼에 달고 뛴다. 제주 관계자는 “제주 유일 프로구단인 제주는 제주의 아픈 역사를 가슴 속에 담아두고 잊지 않고자 한다”며 “4월 매 경기마다 유니폼 가슴 부위에 ‘동백꽃 패치’를 부착해 도민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이를 전국적으로 알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1948년 제주에서 발생한 4.3 사건은 해방 이후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무고한 제주도민들이 희생돼 지금까지도 아픔은 제주 전체에 남아있다. 지난 7일 4월의 첫 제주 홈경기에서도 상대팀 강원 선수들이 함께 묵념하며 4.3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가족들을 위로했다. 제주 서포터즈 ‘풍백‘도 ‘4.3, 따뜻한 봄으로 기억될 때까지’라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이날 후반 8분 득점한 주민규는 동료들과 함께 화려한 골 세리머니 대신 묵념을 하며 지역 아픔을 함께 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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