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과 건수가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지속된 피해예방 노력에 더해 코로나19로 보이스피싱 사기조직의 활동이 제약된 영향이다. 그러나 지인을 사칭하는 메신저피싱은 오히려 늘어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15일 발표한 ‘2020년 보이스피싱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 및 건수는 각각 2,353억 원, 2만5,859건으로 전년 대비 65%·64.3%씩 감소했다. 피해 금액 중 1,141억 원은 피해자에게 환급됐다. 환급률은 48.5%로 전년 대비 20%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수법이 진화함에 따라 지난해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메신저피싱은 문자메시지, SNS 등으로 가족·지인을 사칭하며 긴급한 사정을 이유로 개인정보나 금전이체 등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지난해 메이저피싱은 피해액이 373억 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31억 원(9.1%) 늘어났다. 특히 피해자 연령별 분포를 보면, 50대(43.3%)와 60대(42.5%)가 전체 메신저피싱 피해의 85.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보이스피싱의 피해유형(대출빙자형·사칭형)별로 보면, 대출빙자형 사기는 40·50대 남성이 가장 취약하고, 사칭형 사기는 50·60대 여성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금 이체 채널별 비중은 모바일·인터넷뱅킹이 75.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직접 창구에 방문하거나 현금인출기(ATM)를 통한 이체는 13.5%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증가 우려가 있거나 신종 수법이 출현할 경우 적시에 소비자경보를 발령해 피해 확산을 예방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메신저피싱 피해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이미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상태”라며 “메신저를 통해 출처가 불분명한 앱 설치나 신분증을 요구할 경우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