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에 꽂힌 포스코...광양에 전기차 100만대 규모 공장 짓는다

입력
2021.04.14 16:14
광양 율촌산단에 연산 4만3,000톤 규모
2023년 완공, 광석에서 바로 수산화리튬 추출
아르헨티나 염호에도 올해 공장 착공

포스코가 리튬 추출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상업생산에 뛰어들었다. 첫 단계로 전기자동차 배터리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수산화리튬 추출 공장을 건설한다.

포스코는 지난 9일 열린 이사회에서 전남 광양시 경제자유구역 내 율촌산업단지에 연간 생산량 4만3,000톤 규모의 광석 리튬 추출 전용공장 투자사업을 승인했다고 14일 밝혔다.

리튬 4만3,000톤은 전기차 10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함께 염수와 광석에서 각각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광양제철소에서 데모플랜트를 2년 이상 운영하며 노하우를 축적했고 전문인력을 양성해 리튬 상업생산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광양 리튬 추출 공장은 올해 상반기 중 착공해 오는 2023년 준공 예정이다. 가동을 시작하면 호주에서 주로 채굴되는 리튬 광석에서 수산화리튬을 바로 추출할 수 있다. 포스코는 자체 연구개발로 완성한 공정 등을 적용해 생산라인을 직접 구축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의 주원료인 리튬은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으로 구분된다. 그동안 탄산리튬을 사용한 양극재가 주로 생산됐으나 전기차 주행거리를 연장하기 위한 이차전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니켈 함유량 80% 이상인 양극재가 대세로 부상했다. 여기에는 수산화리튬이 필요하다.

포스코는 광양 공장 이외에 아르헨티나에도 올해 안에 연간 생산량 2만5,000톤 규모의 리튬 추출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최근 포스코는 2018년 인수한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 톤보다 6배 이상 많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포스코는 광석 및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2023년 약 7만 톤으로 시작해 2026년에는 리튬 생산량을 13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2030년 목표는 연간 22만 톤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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