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지친 심신, 문경에서 힐링하세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문경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는 문경(聞慶). 폐광으로 침체에 빠졌던 문경이 문경새재와 가은세트장, 고모산성, 단산관광모노레일 등 하나 둘 구축한 관광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2023년 중부내륙철도 수서-문경구간이 개통하면 문경은 서울과 1시간 생활권으로 좁혀진다. 여기에다 문경시의 파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귀농귀촌 1번지로 우뚝 섰고, 전국 최고 수준의 출산장려금 등 차별화한 인구증가 시책이 문경 르네상스를 앞당기고 있다.
문경시는 전국의 도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귀농·귀촌 지역으로 꼽힌다. 귀농·귀촌 인원이 2017년 584명이던 것이 2018년 554명, 2019년 1,350명, 지난해 1,399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는 문경시의 파격적인 지원 덕분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시는 귀농인들에겐 △미나리 시설재배 하우스 5동과 공동 작업장 1동 일부를 저렴하게 임대하고 △리모델링한 농가주택이나 공동주택을 1년간 무상 제공하는 한편 △체험농장 임차료, 영농 정착비, 주택 수리비 중 2가지를 선택해 지원받을 수 있게 했다.
차별화한 인구증가 정책도 문경 르네상스에 일조하고 있다. 2019년 합계출산율은 1.190명으로 전국 0.918명, 경북 1.089명에 비해 높았다. 지난해 출생아 수도 328명으로 2019년에 비해 14명이 늘었다. 파격적인 결혼ㆍ출산ㆍ보육ㆍ교육정책 덕분이다.
문경시는 첫째 360만원, 둘째 1,400만원, 셋째 1,600만원, 넷째 이상은 1명 당 3,000만 원까지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 넷째 12가구, 다섯째 1가구, 여섯째 2가구 등 15가구가 3,000만원의 출산장려금 혜택을 받았다.
신혼부부 주거안정을 위해 문경에서 1년 이상 거주하며 혼인신고 2년 이내인 경우 주택 구입자금이나 전세대출금의 이자를 2%포인트(100만원 이내)까지 3년간 지원한다.
또 문경에서 출산하는 모든 가정에 건강관리사가 직접 방문해 산모 식사, 세탁물 관리, 신생아 돌보기 등 산후 서비스 제공한다. 3개월 이상~12세 이하 아동에겐 ‘시간제 아이돌봄서비스’의 본인 부담금도 지원한다.
문경시장학회를 통한 다자녀가정 생활장학금 지원사업도 눈길을 끌고 있다. 3자녀 이상 양육 가정 중 초등학생 30만원, 중학생 50만원, 고등학생 100만원을 매년 지급한다. 이 같은 정책으로 지난해 총 1,542명에 11억여원을 지원했다. 지자체 장학회 중에선 최초다.
2023년이면 문경은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게 된다. 중부내륙철도 얘기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경기 이전-충북 충주-경북 문경 구간 93㎞ 구간에 올해 4,052억원 등 총 2조 2,000억원을 들여 2023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 수서역에서 신설중인 문경역까지 1시간 19분밖에 안 걸린다. 지금은 승용차로 1시간 남짓 거리다. 문경새재 관광이나 골프, 패러글라이딩 등을 즐기려는 수도권 관광·레저인구가 쇄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다 문경-김천 구간도 마무리되면 문경은 전국 어디에서나 2시간 안에 닿을 수 있게 된다.
또 문경역 건설에 맞춰 주변지역을 주거, 상업, 물류단지, 공공기관 이전부지 등의 복합단지로 조성하는 한편, 민간 기업의 참여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개통에 대비해 올해부터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밟고, 민자유치에 나서기로 했다.
관광 문경은 문경판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18년 문을 닫은 국내최초의 근대식 시멘트공장인 쌍용양회 공장 부지를 복합테마파크로 조성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32만㎡ 부지에 올해부터 6년 동안 3,532억원을 들여 그린 수소발전과 문화ㆍ스포츠 시설을 갖추게 된다. 이를 위해 한국광해관리공단 등 여러 기업들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 ‘문경팩토리아’를 설립했다.
한편 문경시는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곳인데도 지난해부터 코로나 확진자가 21명에 불과할 정도로 방역모범도시로 인정받고 있다. 시는 이동식 대인 소독차를 마련해 찾아가는 방역과 이동형 음압병실을 도입했다. 또 전국 최초로 감염병 예방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코로나 19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역설적으로 소규모 도시의 저력을 보여 줄 수 있는 전기를 맞았다"며 "문경이 경북과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문화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