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알렉스(30)가 챔피언결정전 코트를 지배하며 팀의 2승 선착에 앞장 섰다.
우리카드는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프전 3차전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3-0(26-24 25-20 25-19)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우리카드는 5전 3선승제인 챔프전에서 2승 1패로 앞서며 창단 후 첫 우승에 1승을 남겨뒀다. 두 팀의 챔프전 4차전은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알렉스의 날이었다. 알렉스는 패색이 짙던 1세트를 뒤집은 주인공이었다. 알렉스는 22-24에서 공격 득점으로 1점을 따라붙은 뒤 서브로 득점에 성공하며 24-24 듀스를 만들었다. 이어진 서브에서도 대한항공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 공격권을 가져오며 25-24로 뒤집었고 다음 서브 마저 득점에 성공하며 26-24로 세트를 가져왔다. 1세트를 극적으로 가져온 우리카드는 2·3세트에서도 여세를 몰아 완승을 거뒀다.
이날 알렉스는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20득점에 공격성공률도 63.6%를 찍었다. 무엇보다 서브 득점이 5점이나 됐는데 고비 때마다 터져 나왔다.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더라도 상대 리시브 라인을 완전히 흔드는 유효 서브를 계속 성공시켰다. 22번의 공격과 17번의 서브를 넣으면서도 실책은 단 3개에 그치며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다. 토종 에이스 나경복도 14득점(62.5%)으로 오랜만에 힘을 냈고 챔프전 공·수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는 한성정도 11득점(66.7%)하며 꾸준히 힘을 보탰다.
진기한 장면도 나왔다. 1세트 직후 양 팀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알렉스와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간 신경전이 펼쳐졌고 양팀 선수와 코치진이 뒤엉키기 직전까지 갔다. 심판진이 나서서 더 이상의 마찰은 없었지만 일부는 흥분을 삭히지 못하고 계속 상대를 자극했다. 감독이 상대 선수와 언쟁을 벌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에 권대진 주심은 2세트 시작하기 직전 양 팀에 레드카드를 한 장씩 부여, 1-1에서 세트를 시작했다. 산틸리 감독은 경기 후 “(1세트 후 알렉스가) 이탈리아어로 뭐라고 하는데 쓸데없는 이야기였다”라며 충돌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장면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1세트 8-8에선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이 비디오 판독에 큰소리로 항의하며 정장 상의를 집어 던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경기는 약 5분간 중단됐고 신 감독에게 경고가 주어졌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가 15득점(42.9%)으로 챔프전 1·2차전에 다소 못 미치는 활약을 펼친데다 정지석(13점ㆍ52.2%) 마저 팀간 신경전 직후 크게 흔들리며 8개의 범실을 쏟아냈다. 블로킹(3-7) 서브(5-7)에서 모두 우리카드에 뒤졌고 범실도 20개로 우리카드(18개)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