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남겨 드립니다” 사진맛집으로 변신한 백화점·호텔

입력
2021.04.13 22:00
롯데百, #우리가족_인생추억에 6,000명 몰려
호텔신라, 9일 셀프사진관 패키지 오픈
"야외활동 줄고 사진촬영 어려운 고객 위해 기획"

온라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주춤했던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추억 만들기’ 전략을 펴고 있다. 유통의 무게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현실공간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마주 앉아 사진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백화점과 호텔들의 ‘추억 마케팅’은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히 간파했다.

롯데백화점은 총 10팀을 뽑는 메이크오버 프로젝트 2탄 ‘#우리가족_인생추억’ 이벤트에 약 6,000명의 신청자가 몰렸다고 13일 밝혔다. 메이크오버 프로젝트는 롯데백화점이 패션 브랜드 ‘더뉴그레이(THE NEW GREY)’와 함께 고객에게 색다른 패션을 제안하고 사진을 남기는 이벤트다.

지난해 가을 코로나19로 신상품 홍보나 마라톤 ‘롯데 스타일런’ 등 대면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자 롯데백화점은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패션 트렌드와 브랜드 신상품을 소개하는 한편,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고안했다. 아버지의 패션과 헤어스타일 등을 바꾸는 ‘우리 아빠 변신 챌린지’는 총 40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라이브 방송 시청자는 2만4,000여 명에 달했다.

메이크오버 프로젝트 2탄은 참가 대상을 가족 구성원 전체로 확대하고 등산복과 캐주얼 등 다양한 브랜드의 의상을 선물한다. 추억 저장 카메라와 가족사진 촬영권 및 액자, 가족여행 차량 렌탈권, 딥디크 향수도 증정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가정의 달을 맞아 고객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브랜드 신상품도 홍보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오는 29일부터는 화보 착장 상품을 포함해 다양한 가정의달 선물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신대방동에 위치한 신라스테이 구로는 1층에 프라이빗 스튜디오 공간을 마련했다. 그동안 미팅룸으로 쓰던 공간을 흑백사진관으로 재단장하고 ‘호텔 안 사진관’이란 이름을 붙였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흑백 셀프 사진관 브랜드 ‘오디티모드’와 협업한 팝업 스토어다. ‘신라 셀프 사진관’ 패키지 이용객이나 오디티모드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한 고객은 40분간 이 공간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

촬영한 사진은 상주하는 직원이 보정한 뒤 즉석에서 인화해준다. 호텔 안 사진관 이용은 금~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가능하다. 오는 6월 30일까지 진행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프라이빗 공간을 찾는 호캉스 고객이 늘고 있다”며 “야외활동이 줄어든 만큼 사진 찍을 일이 적어진 고객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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