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선수 교체는 신의 한수… 막판 합류한 모트리ㆍ설린저 나란히 팀 승리 이끌어

입력
2021.04.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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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KGC인삼공사, 4강진출 93.5% 확률 잡아

정규시즌 막판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이 봄 농구에서 활약하며 소속 팀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12일 KBL에 따르면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인천 전자랜드와 안양 KGC인삼공사는 최근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팀 모두 6강 합류에 안정권이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판단으로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효과는 이제 본격화되고 있다. 전자랜드 경우 10일 열린 고양 오리온과 1차전에서 조나단 모트리가 양팀 최다득점인 31점(17리바운드)을 올리며 22점 차 대승의 1등 공신이 됐다. 역대 KBL리그에서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4강 진출 확률은 93.5%(46회 중 43회)나 돼, 양팀 모두 1차전 승리가 절실했다.

모트리는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기존 외인들(에릭 탐슨, 헨리 심스)의 낮은 득점력으론 단기전에서 승부를 걸 수 없다고 보고 2월 영입한 선수다. 당시 전자랜드는 전체 팀 득점에서 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28%에 불과해 10개 구단 중 KT(26.28%) 다음으로 낮았다.

반면 오리온은 지난달 데빈 윌리엄스를, 애런 헤인즈(KCC)로 교체하려 했지만 최종 단계에서 무산됐다. 윌리엄스가 골 밑 장악보다는, 본인이 선호하는 외곽 위주의 플레이만 고집한다는 점이 강을준 오리온 감독에게는 불안요소였다.

우려대로 윌리엄스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분20초를 뛰며 2득점에 그쳤다. 리바운드도 2개 뿐이었다. 여기에 파워 포워드 이승현마저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골 밑 공백이 너무 컸다. 강을준 감독은 경기후 이례적으로 “윌리엄스가 전혀 사용할 수 없는 플레이를 해 답답하다. 공격이 안 되면 수비라도 해야 하는데 수비를 못 한다”고 혹평했다.

11일 KGC인삼공사와 KT간 1차전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졌다. KGC인삼공사는 1쿼터에 KT의 화력포가 터졌지만, 제러드 설린저가 6득점을 몰아넣어 2점 차로 따라붙은 덕에, 3쿼터에서 역전할 수 있었다. 설린저는 이날 KT의 집중 수비에도 더블더블(19득점 11리바운드) 활약을 펼쳤다.

설린저는 기존 크리스 맥컬러 교체 선수로 지난달 팀에 합류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2012년부터 5년간 활약한 선수였지만, 최근 2년을 허리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져 불안한 교체카드였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자료 등을 통해 설린저를 지켜본 후 “팀과 조화가 잘 맞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영입을 결정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난달 합류한 설린저는 팀을 7승3패로 이끌며 4위에서 3위로 올려놨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감독 전략에 맞춰 골 밑보다 외곽에서 공격을 주도하는 변칙 플레이를 제대로 수행, 전성현(21점) 이재도(13점) 양희종(11점) 변준형(10점) 등 팀원들의 고른 득점까지 이뤄냈다. 김승기 감독은 “상대가 거세게 압박해서 골 밑에서는 골을 넣기가 쉽지 않았고, 골 밑에서는 오세근이 있어 설린저를 외곽으로 뺐다”며 “아직도 안 쓴 전술이 많고, 그게 통하면 나머지 경기도 잘 풀릴 것이다”고 기대를 높였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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