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다음날 국민의힘을 떠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안팎의 '야권 통합론'에 대해 "지금 야권이란 것은 없다. 실체가 없는데 무슨 놈의 야권인가"라며 "국민의힘은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서 자생력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가 비대위원장으로 가기 전에 당에서 '자강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었나. 이번에 승리했으면, 그걸 바탕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 스스로 노력할 생각을 해야지, 지금부터 무슨 대통합 타령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지난해 총선 때 '보수 대통합'만 하면 승리한다더니 결과가 뭐였나"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이 합당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만들고도 참패했음을 상기시킨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솔직히 국민의당이 무슨 실체가 있나. 비례대표 세 사람뿐이다"라면서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힘과 합당해서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욕심이 딱 보인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또 엉망이 된다"고 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과 안철수의 후보 단일화가 효과를 봤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기(안철수)가 끄집어내서 억지로 한 거지, 그냥 출마하지 그랬냐"며 "3자 대결로 해도 우리가 이긴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른 대권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나는 그 사람(윤석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연락한 적도 없다"면서 "대통령이 무슨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해 줄 수는 있어도 내가 달리 도와줄 방법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을 이끄는 데는 미련이 없다고 했다. "당 대표 하고 싶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내가 그걸 구경하고 있을 이유가 있나"라며 "대선에서 누굴 대통령으로 만들어봐야 별로 의미가 없더라. 다 실패한 사람들이 되지 않았나. 또 그런 짓은 안 하려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선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왜 졌는지 철두철미하게 분석해야 한다"며 "'그동안 개혁을 더 강하게 안 했기 때문에 졌다'는 식으로 가면 망하는 길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