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가 더불어민주당의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이 '조국 지키기' 때문이라고 한 김해영 민주당 전 의원을 향해 "소신파가 아니라 공감대가 없어서 혼자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씨는 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전날 민주당 지도부가 선거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것을 놓고 "정당의 대응은 당연한 것"이라며 "이럴 때 튀어나와 발언하는 분들이 꼭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원래 선거를 지는 쪽에선 대체로 선거에 가장 도움이 안 됐던 분들이 가장 도움이 안 될 말을 가장 먼저 나서서 한다"며 "(보수 언론에서) 소신파라고 띄워 주는데 이분들 말대로 하면 대체로 망한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와 추미애 법무부 전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 부동산 정책 실책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반성을 촉구한 김 전 의원을 비판한 셈이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사태에서 저는 우리 민주당이 너무나 큰 실책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조국 한 사람을 수호하기 위해서 이렇게 국민들을 갈라치고 갈등을 조장해도 되는 것인가 회의했다"고 쓴소리를 냈다.
김 의원은 또 "당이 검찰개혁을 하듯 부동산 문제에 당력을 쏟아야 했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격차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격차가 오히려 확대된 것은 뼈아픈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김씨는 이번 보궐선거를 돌아보며 "선거는 많은 키워드와 문장을 남기는데 어떤 것은 당선된 이들보다 긴 세월을 살아남기도 하고 선거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한마디로 기억되기도 한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엘시티, 수직공원, 생태탕 등 보궐선거 치고 인상적인 키워드가 남았다"고 했다.
이어 "그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인식의 저편에서 외롭게 떠돌고 있을 페레가모 구두 한 짝"이라며 "기억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문장 역시 긴 세월 살아남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지난 보궐선거 기간 동안 김씨는 진행하는 방송에서 오 후보가 2005년 내곡동 처가 땅 측량 현장에 갔다는 의혹과 관련, 경작 농민, 한국국토정보공사(LX) 측량팀장, 인근에 있던 생태탕집 주인과 아들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김씨가 선거의 키워드로 꼽은 단어는 모두 김씨가 진행하는 방송에서 주요 소재로 삼았지만 '선거 흐름을 바꾼 한마디'가 되지는 못했다.
김씨는 또 오세훈 후보에게 몰표를 준 '20대 남성' 유권자와 관련 "세대론과 20대론으로 접근해서는 답을 찾지 못한다"면서 "부모 세대가 20대에게 들인 비용에 비해 그들이 찾을 수 있는 진로와 일자리가 제한적이고 구조적으로 달라졌고, 이 현상은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