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반(反)군부 시위 과정에서 숨진 시민이 600명을 넘겼다. 지난달 27일 ‘군의날 대학살’ 이후 대도시에서의 충돌은 잦아들었지만 오히려 지방 사망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쿠데타 군부는 “군경이 계속 죽고 있다”며 적반하장식 태도만 이어가고 있다.
8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사망 시민의 숫자는 최소 606명에 달한다. 정치범지원협회가 전날 오후 598명의 누적 사망자를 발표한 후에도 20여명의 시민이 군경의 총탄을 맞고 더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달 14일 100명을 기록한 뒤 보름 만인 29일 400명을 넘어서더니 다시 열흘 만에 600명에 도달했다. 군부의 잔혹 행위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군부의 학살은 군의날을 기점으로 시골과 국경지대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 두 달 동안 대규모 시위를 주도한 양곤과 만달레이는 이달 들어 군경이 중화기를 현장에 투입한 뒤 소규모 게릴라전 양상으로 전환됐다. 반면 전날 사가잉주(州) 깔라이ㆍ따제 지역에서 18명의 시민이 시위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부 바고 지역에서도 2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ㆍ인도와 국경을 접한 동부 카렌주와 북서부 케일 마을 등에서 역시 이달 들어 군경의 실탄에 스러진 시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군부는 여전히 학살 책임을 시위대에 떠넘겼다.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전날 “시민 폭동으로 지금까지 16명의 군경이 죽고 260명이 부상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군부 시위의 중심 축인 시민불복종운동(CDM)을 향해서도 “국가를 파괴하려는 활동”이라고 규정하며 공무원들은 즉시 복귀하라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