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더불어민주당) 37.7% vs 오세훈(국민의힘) 59.0%', '김영춘(민주당) 33.0% vs 박형준(국민의힘) 64.0%'
7일 저녁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뽑는 보궐선거의 방송 3사(KBSㆍMBCㆍSBS) 출구조사 결과를 받아 든 여야의 표정이 극명하게 갈렸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당 지도부는 침통했고, 압승이 유력한 국민의힘은 환호했다. 지난해 4ㆍ15 총선에서 ‘180석 확보’로 압승했던 민주당과 103석에 그쳐 참패했던 국민의힘 표정이 불과 1년 만에 뒤바뀐 것이다.
이날 오후 8시 15분쯤 국민의힘이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를 모두 압도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 지도부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여의도 당사 2층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굳은 표정으로 TV 화면을 지켜보던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0분도 안 돼 자리를 떠났다.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부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확인돼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선거 참패를 예견한 듯, 민주당 지도부는 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점퍼 대신 어두운 색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공개 당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현장에 없었다. 지도부가 빠져 나간 당사에는 침묵이 흘렀고, 일부 당직자는 눈물까지 흘렸다. 박 후보는 오후 9시 10분쯤 서울 안국동 선거 캠프를 방문해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국민의힘은 초반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투표 종료 시간인 오후 8시 전부터 개표상황실이 마련된 여의도 당사 3층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직자들은 “오세훈”을 연호했다. “오세훈 후보가 상당한 표차로 승리할 것”이라며 압승을 예상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일찌감치 개표상황실에 도착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 위원장은 당시 개표 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오 후보와 경쟁했던 나경원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도 개표상황실에서 함께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개표상황실에 입장한 오세훈 후보는 상당한 표 차로 앞서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감격한 듯, 5초간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였다. 눈시울을 붉힌 오 후보는 “서울시민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아직은 소감을 말하는 게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조금 더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로만 보면 민심이 폭발한 것”이라며 “서울, 부산시민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