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에 결국 멈춰선 현대차 공장…“아이오닉5 출고 차질”

입력
2021.04.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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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도 ‘반도체 대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사전계약부터 ‘돌풍’을 일으킨 전기차 ‘아이오닉5’까지 반도체와 모터 등 핵심부품 수급 문제로 출고 차질을 빚게 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14일까지 일주일 동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코나’와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1공장이 휴업에 들어간다.

이번 휴업은 아이오닉5와 코나의 주요 부품 수급 문제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양산에 들어간 아이오닉5는 현대모비스 설비문제로 ‘PE모듈’ 공급부족을 겪고 있다. PE모듈은 전기차의 모터, 인버터 감속기 등 구동 부품 모듈로 내연기관차의 파워트레인(동력계통)에 해당한다. 현대차는 이번 휴업과 공급 정상화 시기 등을 고려해 이번 달 아이오닉5의 생산계획을 1만 대에서 2,600대 규모로 대폭 줄였다.

코나는 최근 자동차 업계를 강타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의 영향을 받았다. 전방 카메라 센서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생산 조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최근 한 달 동안 코나의 생산차질은 6,000여 대에 달한다.

현대차는 주단위로 반도체 재고를 점검하고, 차량용 반도체 생산업체와 물량 확보에 필요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재고가 부족한 반도체가 들어가는 차량의 생산을 줄이고, 인기 차종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등 생산 계획도 조정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심화되면서 현대차는 추가로 그랜저, 쏘나타 등을 생산하는 아산공장 휴업도 검토하고 있다. 또 아반떼, 팰리세이드 등을 생산하는 울산3공장은 ‘전자제어장치(ECU)’ 재고 관리 차원에서 이번주 특근을 취소할 예정이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협력사와 반도체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은 상태다. 물량 확보가 늦어질 경우 다음 달 강제 휴업에 들어갈 공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오원석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반도체 문제가 올해 안에 해소될 것이라는 것은 지나친 낙관”이라며 “올해 안에는 완전 해소가 어렵고, 내년 말에도 100% 해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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