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특히 올해는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이 처음 적용되면서 한 해 사이에 공시가격이 오른 가구가 급증해 반발이 더 거세다. 서울 서초구청장과 제주도지사가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공시가격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조사 인원이 수백 명에 불과해 정밀 조사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지만 정부는 공시가격 산정 기초자료를 공개해 논란을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시가격 조사 인원은 총괄 실무자를 포함해 약 520명이었다. 1인당 조사·산정한 공동주택은 평균적으로 약 845개 동이다. 가구 수로는 2만6,596가구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조사원 한 명이 맡은 아파트가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2만6,596가구는 단일 단지로는 최대 규모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의 2.8배에 달한다. 지난해 공시가격 조사기간은 2019년 8월 26일부터 지난해 1월 15일까지였다. 산술적으로 휴일을 포함해 하루에 187가구씩 살펴봤다는 계산이 나온다.
조사 부담은 매년 커지고 있다. 2018년에는 1인당 765개 동을 맡았으나, 2019년에는 784개 동, 지난해는 845개 동으로 1인당 할당량이 늘어났다. 작년에는 조사 인원도 전년보다 30명 줄었다. 일각에서 정확한 공시가격 산정에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감사원의 공시제도 감사에서도 공동주택은 제외됐다. 감사원은 2019년 11월 13일부터 그해 12월 3일까지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용실태를 감사했다. 그러나 공동주택은 감사 인력 및 기간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감사를 통해 공시가격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짚어볼 기회도 없었던 셈이다.
국토부는 오는 29일 공시가격 결정·공시 때 공동주택의 특성과 가격참고자료를 포함하는 산정 기초자료를 전국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공시일부터 한 달간 이의신청을 접수한 뒤 재조사·검토과정을 거쳐 6월 말 조정·공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