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과 3일 이틀 동안 실시된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재보선 중 최고치인 20.54%를 기록했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184만9,324명(21.95%)이, 부산시장 선거에는 54만7,499명(18.65%)이 각각 참여했다. 2014년 10·29 재보선 사전투표율(19.40%) 기록을 넘었다. 지난해 4·15 총선 당시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26.69%)보다는 낮지만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에선 이례적으로 높아 최종 투표율도 5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높은 사전투표율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고무적이다. 통상 사전투표에는 젊은층이나 직장인이 많이 참여해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것으로 해석됐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선 2030세대의 국민의힘 지지가 높아 어느 정당이 유리할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민주당은 위기감을 느낀 '샤이 진보'가 결집한 신호라고 하고, 국민의힘은 현 정부 실정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각 정당이 자신에게 유리한 전망을 내놓으며 지지층을 독려할 수 있지만 부정한 방식으로 민심을 아전인수식으로 왜곡하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특히 한 여론조사업체 대표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 측 토론회에서 “투표 참관인들이 (투표용지를) 봉투에 넣을 때 대충 본다. 밖에 도장이 얼핏 나온다”며 "민주당이 이겼을 것 같다"고 말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를 자극하기 위해 부정선거 논란까지 감수하며 자의적으로 투표 결과를 해석한 것이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네거티브 경쟁이 도를 넘는 것도 볼썽사납다. 각 정당은 자기 후보의 장점보다는 상대가 얼마나 나쁜 후보인가를 알리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 상대 후보를 찍으면 사람도 아니라는 식의 협박성 메시지도 예사로 나온다. 유권자로선 더 좋은 후보가 아니라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니 답답하고 참담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