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A(25)씨가 구속됐다. 경찰은 5일 오후 A씨 신상공개 여부를 심의한다.
서울북부지법은 4일 오후 살인 피의자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박민 판사는 "도망할 가능성과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 있던 A씨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호송차량을 타고 법원에 도착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A씨는 범행 직후 자해하며 다친 부위로 알려진 목과 왼손에 보호대를 착용했다. 그는 법원에 들어가면서 "가족을 모두 살해할 계획이 있었나" "(큰딸에 대한) 스토킹을 인정하나" "피해자 유가족에게 할 말이 있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1시간 뒤 법원을 나설 때도 입을 떼지 않았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영장실질심사는 20분 만에 끝났다. A씨는 이 자리에서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 것을 전해졌다. A씨 변호인은 "A씨와의 소통은 잘 이뤄지고 있으며 이번 일에 (스스로도) 많이 놀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현장에 나온 70대 주민은 "세 명을 죽인 사람이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온다기에 나와 봤다"며 "어떻게 세 명이나 죽일 수 있느냐. 사형에 처해야 한다"며 분노했다.
A씨는 지난달 23일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에서 큰딸을 포함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같은 달 25일 '이틀 전부터 세 모녀와 연락이 안 된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범행 현장에서 숨진 피해자들과 A씨를 발견했다. 자해로 부상을 입은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경찰은 A씨가 회복되자 체포영장을 집행해 2~3일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범죄 정황 및 동기를 집중 조사했고, 범죄심리 분석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추가 투입해 범행 동기 등을 밝힐 계획이다. A씨는 경찰 진술 과정에서도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신상공개 여론이 높아지자 5일 오후 3시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공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노원 일가족 3명 살인사건의 가해자 20대 남성 신상공개 촉구바랍니다'라는 청원에는 4일 오후 4시 기준 24만5,335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