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25)씨가 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A씨는 법원 앞에서 범행 동기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씨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북부지법에서 구속 필요성을 심리하기 위해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차에서 내린 A씨는 마스크를 썼고 목에는 범행 직후 자해하며 생긴 상처를 봉합하는 데 쓰인 것으로 보이는 붕대가 감겨있었다.
A씨는 법원으로 들어가면서 "가족을 모두 살해할 계획이 있었는지" "스토킹을 인정하는지" "피해자 및 유가족에게 할 말이 있는지" "집에 어떻게 찾아갔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물음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현장에는 인근 지역 주민들도 나와 그의 출석을 지켜봤다. 한 70대 주민은 "세 명을 죽인 사람이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온다길래 한 번 나와봤다"며 "어떻게 세 명을 죽일 수 있느냐. 사형에 처해야 한다"며 분노를 표했다.
A씨는 지난달 23일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큰 딸 B씨를 포함해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이틀 전부터 세 모녀와 연락이 안 된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범행 현장에서 숨진 세 모녀와 A씨를 발견했다. 자해로 목을 다친 상태였던 A씨는 즉각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A씨가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건강을 회복하자, 체포영장을 집행해 지난 2일과 3일 양일간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범죄 정황 및 동기를 집중적으로 조사했고, 범죄심리 분석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추가 투입해 범행 동기 등을 밝힐 계획이다.
A씨는 진술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조사 직후 경찰서를 나서다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죄송하다"고 짧게 대답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신상공개 여론이 높아지자 다음주 쯤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공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노원 일가족 3명 살인사건의 가해자 20대 남성 신상공개 촉구 바랍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에는 4일 오후 기준 24만 3,771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