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4·7 보궐선거 전 마지막 주말인 4일 텃밭인 강남을 돌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우세한 조직력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집토끼'를 단속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 후보는 이날 '보수 텃밭'인 송파구와 서초구를 찾았다.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강한 곳에서 자신의 시장 재임 시절의 성과를 강조하며 '박원순 시정'과의 차별화에 주력했다.
첫 일정으로 찾은 송파구 교통회관에서는 "대중교통 개혁의 마지막 단추는 택시"라며 "제 임기 중 버스업계 현안은 어느 정도 해결해 놨지만 이후 달라진 게 별로 없다. (박 전 시장이) 10년간 택시 문제를 해결 못 하고 미뤄놓고 가셨다"고 했다.
이후 단일화 경쟁상대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서초구 반포 한강공원을 찾았다. 두 사람은 흰색 점퍼에 검은색 바지 차림으로 함께 손을 맞잡고 공원을 걷자, 지지자와 산책나온 시민 등 300여 명이 몰려들며 사진 촬영 요청이 이어졌다.
두 사람의 발걸음은 '세빛섬' 앞에서 멈췄다. 세빛섬은 오 후보가 시장 시절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만든 인공섬이지만, 이후 사업자 특혜 논란 등으로 실패 사업으로 거론돼 왔다.
오 후보는 이러한 지적을 의식한 듯 "세빛섬을 만들면서 오해도 많았고 비판도 많았지만 이제는 잘 정착됐다"며 "세빛섬을 찾는 누적 인원만 약 1,000만 명"이라고 강조했다. 자본 잠식 우려에 대해선 "세빛섬은 민간 투자사업"이라며 "박 전 시장이 취임 후 2년간 문을 닫았는데 그 때문에 적자가 누적됐다"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의 책임으로 돌리는 동시에 과거 자신의 시정에 대한 재평가에 나선 셈이다.
오 후보는 부활절을 맞아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도 참석한 뒤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인근에서 진행된 '청년 마이크'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에선 선대위 '2030 유세단'을 통해 자유발언을 신청한 청년들을 유세차량에 탑승시켜 연설 기회를 제공했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청년들의 연설 신청이 폭주해 일정을 만든 것"이라며 "청년들이 시간 제한 없이 마음껏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보수층과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권심판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 표심으로 연결시키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