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김종인·안철수, 투표장 가는 날 '다른' 이유는?

입력
2021.04.0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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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투표율 올리기에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 전체가 똘똘 뭉쳤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청년층과 중도층의 반여권 정서가 커져, '높은 투표율=진보 유리'라는 공식이 깨졌다고 확신한다. 높은 투표율의 수혜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게 돌아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투표율 높이기 전략도 치밀하게 짰다. 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먼저 사전투표 이틀 동안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이어 선거 당일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면에서 본 투표를 독려할 예정이다. 당의 대표 주자들이 투표장 가는 모습 자체가 투표율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투표소가 열리는 사흘 동안 분업 방식으로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

사전투표 첫날인 2일에는 안 대표와 유 전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사전투표장으로 향했다. 야권에서 이들은 청년과 중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통한다. 이 때문에 이들이 사전투표에 한 박자 먼저 나선 것은 2030세대와 중도층 투표를 독려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안 대표는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오늘과 내일은 썩은 나무를 자르기 좋은 날이다"라며 "썩은 나무를 자르고 나무를 심으면 4월 7일에 희망의 새싹이 움트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도 마포구 상암동 주민센터 투표장을 찾아 “이 정권과 박원순 시정 10년에 분노하는 시민들이 사전투표를 포함해 많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오늘 내일 사전투표를 적극적으로 해달라는 의미에서 왔다”라고 말했다. 금 전 의원도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투표를 마치고 인증샷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오 후보는 사전투표 이틀째인 3일 투표장을 찾을 예정이다. 선거 당일인 7일 투표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수정했다. 당초 오 후보 측은 사전투표에 안 대표가 전면에 나서면, 본 투표에서 오 후보가 김 위원장과 마지막 독려 메시지에 힘을 쏟는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자 ‘사전투표에 온 힘을 쏟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 당일이 공휴일이 아니라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현실적 상황도 감안됐다. 오 후보는 이날도 “(여론조사 공표금지 전 조사된) 지지율과 투표로서 나타나는 민심은 완전히 별개”라며 “그런 의미에서 많이 불안하고 (유권자들이) 많이 투표장에 나와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거 당일은 김종인 위원장이 투표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180석의 거대여당, 일당독주의 지방의회, 코드인사로 장악된 행정부와 사법부의 ‘친문장벽’ 속에서 이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오직 국민뿐”이라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김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