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스테이지 2021'의 일곱 번째 작품인 '산부인과로 가는 길'이 참신한 좀비 소재 단막극을 안방 극장에 선보이며 호평 세례를 받았다.
'산부인과로 가는 길'은 사람보다 느린 좀비들의 세상 속 좀비보다 느린 만삭의 임산부가 좀비와 극한의 사투를 벌이며 산부인과로 향하는 과정을 피땀 눈물로 담아낸 블랙코미디.
여타 잔인하고 빠른 전개의 좀비 소재의 작품들과 달리, '산부인과로 가는 길'은 맥 빠진 좀비부터 사람보다 느린 슬로우 모션의 좀비 등 다양한 유형의 '극단적으로' 느린 좀비들이 대거 등장해 긴장감 속에 웃음을 유발했다.
먼저 극은 편안하게 태교하던 만삭의 임산부 유화영(박하선)이 갑자기 진통을 느끼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출산을 위해 집을 나서자마자 얼굴에 반점이 뒤덮인 좀비들을 연이어 맞닥뜨린 화영의 모습과 끊임없이 휴대폰 속 재난 문자가 진동하는 장면으로 긴장감을 더했다.
물고 물리는 끔찍한 주변 속 좀비들을 살펴보던 화영은 다행히도 그들의 속도가 사람보다 확연히 느린 것을 깨닫고, 갑작스레 구세주 같이 등장한 요구르트 아줌마 한재숙(김재화)의 전동차에 올라타 남편의 회사로 향했다.
그러나 화영은 믿었던 남편이 좀비로 변해버린 모습에 이어 외도 현장까지 마주하며 안방극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한편 같은 시각 화영이 가야 할 산부인과 역시 좀비들이 점령한 상태로, 오직 '산모들의 나이팅게일'로 불리는 간호사 김소진(배윤경)만이 병원 내 좀비들을 퇴치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었다.
수많은 고비를 넘기고 가까스로 산부인과에 도착한 화영은 소진과 의기투합해 마지막으로 병원 앞에 몰려든 좀비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며 강인한 모성애를 뽐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자신의 팔에서 좀비에게 물린 자국을 발견한 소진은 좀비로 변하기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 화영의 출산을 성공시켰다.
소진의 숭고한 사명감은 이하니 작가가 의도한 '임산부를 위한 배려'가 잘 녹아 든 대목으로, 화영이 표현해 낸 모성애와 함께 생명에 대한 고귀함까지 함께 전해 의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