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품은 전북, 하필 첫 상대가 수원삼성

입력
2021.04.01 14:59
수원-전북, 3일 빅버드서 시즌 첫 대결

다시 K리그의 시간이다. A매치 휴식기를 가진 K리그1(1부리그) 2021이 2일 포항과 대구의 경기로 재개되는 가운데, 백승호(24ㆍ전북)의 이적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이어 온 수원삼성과 전북이 맞붙는다. 한동안 경기를 뛰지 못한 백승호가 직접 경기에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 벌써부터 두 팀의 맞대결에 대한 관심은 높다.

수원은 3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전북을 불러들인다. 두 팀은 최근 백승호 관련 이슈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전북이 지난달 30일 독일 프로축구 2부리그 다름슈타트에서 뛰던 백승호의 영입을 발표하자, 수원은 곧장 “한국축구 인재 육성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유소년 시절부터 지원했음에도 합의를 위반하고 전북과 계약을 강행한 백승호 선수측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앞서 수원 팬들은 홈 경기에서도 백승호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 메시지를 적은 현수막을 들어올리며 단단히 뿔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논란은 2010년 수원삼성의 유스팀 매탄중 재학 중 구단의 지원 속에 FC 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팀에서 유학한 백승호가 K리그 복귀 시 수원에 입단하기로 약속하는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데서 출발했다.

전북은 합의서 내용을 알게 된 뒤 영입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수원과 백승호측이 얽힌 문제를 풀지 못한 상황에서 K리그 이적시장 마감일(3월 31일)을 하루 앞두고 백승호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백승호에게 지원한 3억원, 법정이자 1억2,000만원, 손해배상액 10억원을 포함한 14억2,000만원의 보상을 요구한 수원은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다만 백승호가 당장 수원을 상대로 K리그 데뷔전을 치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지난달 31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백승호의 선수 등록을 마쳤고, 백승호는 이날 전북 선수단에 처음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승호가 2월 중순 귀국해 자가격리를 마치고 개인 훈련만 해 온 데다, 다름슈타트 소속이던 2월 3일 홀슈타인 킬과의 2020~21 독일축구연맹(DFB) 포칼 16강전에 교체 투입된 이후 공식 경기를 단 한 차례도 뛰지 못해 K리그 데뷔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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