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전 전월세 인상 시도 있다" 경고했던 박주민, 자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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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3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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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ㆍ월세 임대료 인상폭을 5%로 제한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통과 한 달 전 보유 아파트의 월세를 크게 인상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의원은 전ㆍ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대표 발의한 당사자로 여권이 직면한 '내로남불' 논란이 또 하나 늘어났다.

31일 국회 공보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해 7월 3일 서울 중구 신당동의 본인 소유 아파트(84.95㎡)를 보증금 1억 원, 월세 185만 원에 임대했다. 기존 임대료 보증금 3억 원, 월세 100만 원에서 9%(당시 전ㆍ월세 전환율은 4%)나 인상한 것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국회 통과(7월 30일) 전이라는 점, 신규 계약이라는 점에서 박 의원이 전월세 5% 상한제를 따를 법적 의무는 없다. 하지만 세입자의 임대료 인상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입법 취지를 스스로 깬 자기 부정으로 볼 소지가 있다. 박 의원에 앞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택임대차보호법 통과 직전 전세가를 14.1%나 올려 불명예 퇴진했고, 민주당 송기헌 조응천 의원도 법 시행 이전 전세금을 10~26%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박 의원이 지난해 7월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발언도 새삼 주목받는다. 그는 당시 "주택임대차법 적용을 예상하고 미리 전월세 가격을 높이려는 시도가 있다"고 경고했다. 자신은 이미 임대료를 대폭 올렸으면서, 다른 집주인의 임대료 인상을 걱정한 셈이다.

논란이 일자 박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세보다 많이 싸게 계약했다는 부동산중개업소 사장님의 설명을 들었는데 문의를 받고 살펴보니 월 20만 원 정도만 낮게 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주거 안정 등을 주장했음에도 보다 꼼꼼하게 챙기지 못해 시세보다 크게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점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동문서답이란 지적이 야권에서 나왔다. 금태섭 전 의원은 박 의원의 해명에 “아무도 박 의원에게 시세보다 크게 낮은 금액에 계약을 체결했어야 한다는 억지스러운 주장을 하지 않았다”며 “논점은 왜 남들한테는 5% 이상 못 올리게 하고 박 의원은 9% 올렸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임대차 3법을 밀어붙이면서 박 의원은 ‘세입자 가족의 고충’을 생각했다고 말했다"며 "세입자의 고충은 의원님처럼 집주인의 지위를 이용해 임대료를 올리는 횡포 때문이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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