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재산공개의 범위를 하위직까지 확대한다는 당정청의 합의에 공무원 노동조합은 사생활 침해일 뿐 아니라 실효성도 없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김태신 한국노총 공무원본부장(내정자)은 31일 “정부 방침은 투기세력을 잡기 위해서 최말단 공무원까지 재산공개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150만여 명 공무원 전체를 잠재적 범법자로 취급하는 것으로 부당하다”며 “사생활 침해일 뿐 아니라 실효성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공무원 다수는 토목 등 개발과 상관없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 모두 재산 공개를 하라는 것은 헌법상 사생활의 자유,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또 150만여 명 공무원의 재산을 공개하는데 드는 행정력, 엄밀한 검증이 가능한지 여부 등을 생각해보면 이는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벌이는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행정력 낭비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노총에 따르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벌써부터 감사위원회나 감사과 등에서 현행법상 공직자재산공개 대상이 아닌 하위직 공무원에게도 직계존비속과 배우자를 포함한 재산공개 동의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가맹 조직인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도 같은 논리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전공노는 "모든 공무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는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를 하위직 공무원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꼬리 자르기"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