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밀개발 수익 높다지만 선거, 이주 걱정"... 주민들 '반신반의'

입력
2021.03.3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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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사태로 토지주 동의 만만치 않을 것" 전망도

2·4 공급대책의 핵심이었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공공 고밀개발)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정부는 공공 고밀개발 수익률이 민간 개발보다 30%포인트 가량 더 높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관건은 주민들의 동의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저층 주거지 세입자는 주거 불안을 걱정하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밝힌 공공 고밀개발 선도사업 후보지에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은평구 불광동 등의 저층 주거지역이 대거 포함됐다. 정부는 공공 고밀개발로 토지주 수익률이 평균 29.6%포인트 더 높아진다고 밝혔다.

장기간 개발사업이 지연됐던 곳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옛 증산4구역은 주민들이 직접 지자체에 공공 고밀개발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곳 재개발 추진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20년간 재개발이 추진됐던 곳이라, 빠른 사업 진행이 최고 덕목"이라며 "사업 기간이 5년밖에 안 걸린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발도 있다. 특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 기대가 컸던 곳에서 우려가 감지된다. 은평구 불광동 저층 주거지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공공 고밀개발 보상이 민간 개발보다 높을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새 서울시장이 공공 고밀개발에 부정적이면, 건축 행위만 묶인 채 개발 기간이 길어지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귀띔했다.

대다수가 서민인 저층 주거지 세입자는 걱정이 앞선다. 정부가 수도권 인근 공공임대·공공자가로의 이주·정착을 지원한다지만, 직장과 크게 멀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다. 영등포구 신림동의 빌라에서 전세를 사는 김모(30)씨는 "돈 없는 사람은 이제 어디 거주해야 하는가"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연초에 집을 샀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공공 고밀개발의 장래가 밝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투기 의혹 사건과 서울시장 보궐 선거 등이 겹치면서 토지주 동의를 받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야당이 당선되면 민간 개발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기에, 굳이 공공 고밀개발을 찬성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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