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개막하는 프로야구는 새 시즌 새 얼굴들의 활약으로 벌써부터 팬들의 기다가 크다. 역대급 신인에, 빅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 스타출신 사령탑 등 신선함으로 무장했다.
지난달 3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해 등록한 610명 선수 가운데 가장 기량이 기대되는 선수는 SSG 추신수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KBO리그에 합류하며 단번에 역대 최고 연봉(27억원) 선수가 됐다. 지난달 30일 LG와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멀티히트를 치며 시즌 준비 담금질을 마쳤다. 추신수는 지난해까지 16년간 빅리그를 호령한 아시아 대표 타자답게 SSG를 정상권으로 올려놓겠다는 각오다. 탁월한 출루ㆍ장타 능력에 레이저빔 송구까지, 국내 팬들은 TV가 아닌 국내 그라운드에서 그 장면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설렌다.
올 시즌은 소형준(KT)을 이을 특급 신인이 즐비하다. 시범경기에서 떠오른 루키는 '제2의 양현종'으로 불리는 KIA 이의리다.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9억 신인’ 장재영(키움)과 2차 전체 1순위 김진욱(롯데)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지만 2차례 연습경기 호투에 이어 25일 롯데전을 5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KIA 2선발을 차지했다. 최고 150㎞대 직구에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력까지 좋아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고교생 수준이 아니다”라고 감탄할 정도다.
148㎞의 직구와 변화구로 검증한 김진욱(롯데)도 일찌감치 허문회 롯데 감독이 팀의 미래로 꼽았다.
장정석 전 키움 감독 아들인 장재영은 시범경기에서 최고 구속 155㎞를 선보여,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160㎞대 투구가 가능하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제구력이다. 지난달 21일 부산전에서 0.2이닝을 던지며 폭투와 악송구 실책, 밀어내기 볼넷으로 흔들렸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시범경기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마운드를 운영해 나갈지 깨닫는 게 본인의 몫이다”라고 말했다.
장재영, 김진욱과 신인 '빅3'로 꼽히는 나승엽(롯데)도 시범경기에서 타율 0.308을 기록하며 프로 무대 적응을 마쳤다. 다만 팀 사정상 3루에서 외야로 변경한 수비에 얼마나 적응할지가 관건이다.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와 타격 4관왕 멜 로하스 주니어가 비운 자리를 채울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올 시즌 30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14명이 새 얼굴이다. 투수 중에는 앤드류 수아레즈(LG), 웨스 파슨스(NC), 다니엘 멩덴(KIA), 라이언 카펜터(한화)가 돋보인다. 140㎞ 후반의 구속에 다양한 변화구, 제구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타자 쪽에선 일본프로야구 출신의 조일로 알몬테(KT), 호세 피렐라(삼성)가 시범경기에서 맹활약했다. 빅리그 통산 69홈런을 친 라이온 힐리(한화) 역시 시범경기에서 타점 1위(7타점)를 기록하며 해결사 본능을 보였다.
김원형 SSG 감독과 류지현 LG 감독 등 스타플레이어 출신 초보 사령탑들의 첫 시즌도 기대가 쏠린다. 한화를 20년 만에 시범경기 1위에 올려 놓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행보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