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한국 담배 판매량이 매년 치솟고 있다. 차(茶) 문화가 발달한 대만의 특성을 반영해 출시한 독특한 풍미의 담배가 인기의 원동력이다.
30일 KT&G에 따르면 쿠바산 시가(Cigar) 잎이 함유된 ‘보헴(BOHEM)’이 대만 20, 30대와 화이트칼라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2010년 대만에 처음 선보인 보헴은 대만으로 수출하는 한국 담배의 76%를 차지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특히 2019년 대만에 특화해 출시한 ‘보헴 듀얼볼’은 두 가지 맛의 더블캡슐로 현지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공략했다.
KT&G는 담배 외관 디자인의 차별화도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담배 궐련지를 미국 서부 영화에 나올 법한 시가처럼 제작한 ‘보헴 그립스타일’, 대만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와 협업한 패키지의 보헴 한정판이 대표적이다. 보헴 한정판은 대만에서 담배 제품 중 처음으로 디자이너와 협업한 사례다.
보헴 이외에도 세계적인 히트 상품 ‘에쎄’를 비롯해 ‘레종’ ‘타임’ 등도 현지화 전략이 통해 대만 수출량은 2002년 연간 3,300만 개비에서 지난해 7억7,715만 개비로 2,200% 넘게 성장했다.
대만시장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KT&G는 최근 수도 타이베이에 현지 법인도 설립했다. KT&G 관계자는 “화교 경제의 중심지이자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대만에서 마케팅 및 영업을 강화해 지속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KT&G는 ‘글로벌 톱4’를 목표로 대만 외에도 해외법인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국내외 담배 매출액 중 해외 비중을 50%까지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