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해신공항에서 손을 떼고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속도를 낸다. 기존 김해공항 사업은 전면 중단하고 5월 안으로 가덕도신공항의 사전타당성조사(사타)에 착수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가덕도신공항특별법' 후속 조치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반기 안으로 수립될 예정인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2021~2025년)'엔 가덕도신공항이 들어가고, 김해공항 사업은 공식적으로 백지화된다. 현재 임시로 운영되고 있는 전담조직(TF)도 특별법 시행일(9월 17일)에 맞춰 정규조직인 '신공항건립추진단'으로 확대 개편된다.
정부는 가덕도신공항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5월 안으로 사타 용역을 발주하고 내년 3월까지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사타에선 부등침하(땅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현상), 항공안전 등은 물론이고 시설 규모·배치, 시공성, 재원 조달, 공기산정 및 단축 방안 등을 두루 조사한다. 이 같은 결과는 수요·물류, 항공·해사 안전, 지반, 환경·소음, 공항건설·운영 등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의 의견을 받는다.
최대 28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국책 사업의 사타가 '속도전'에 치중한 나머지 지나치게 서둘러 처리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사타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이전에 사업 필요성과 위험요소 등을 1차적으로 따져보는 과정이지만, 특별법은 가덕도신공항에 대해선 예타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어느 때보다도 사타가 꼼꼼히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이면 어떠한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최대한 빨리 처리한다고 해도 최소 14개월은 필요하다"며 "10개월 내에 처리하게 되면 99.9% 확률로 수요예측부터 합리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국토부는 "입지가 이미 가덕도 일원으로 확정돼 사타에서 입지 대안 검토 과정이 생략됐고, 이 때문에 전문가 자문을 통해 10개월로 계획한 것"이라며 "예타가 면제된다고 하더라도 그에 준하는 사업 계획 적정성 검토를 하게 돼있어 사업 검토는 철저히 이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