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아시아계 혐오 범죄에 대해 "슬픔과 함께 진심으로 분노를 느낀다"며 우려했다. 더불어 "인종차별과 폭력에 반대하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며 인종차별 반대에 목소리를 냈다. 아시아계 6명을 포함해 8명이 희생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을 계기로 인종 차별로 인한 혐오 범죄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뜻을 함께한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한국어와 영어로 글을 각각 올려 직접 겪은 인종차별을 털어놓으며 인종을 넘어선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4년 여름, 방탄소년단은 처음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수많은 현지 무대를 누비며 환호를 받았지만, 아시아 음악인으로서 때론 냉대도 겪었다.
방탄소년단은 "저희는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다"며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아시아인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어봤다"고 고백했다.
당시 방탄소년단이 겪은 일들은 일곱 멤버들을 위축시켰고 자존감을 앗아가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와 폭력의 대상이 된다는 건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라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시안으로서 저희의 정체성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내게 된 계기를 밝혔다.
방탄년단은 글과 함께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는 뜻의 영문 'StopAAPIHate'를 해시태그로 달았다. 방탄소년단이 인종차별을 뚫고 서구사회에서 가장 성공한 21세기 가수로 불리는 만큼, 이 K팝 스타가 낸 인종 차별 중단 호소는 SNS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방탄소년단은 흑인 인권운동 캠페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에 동참, 캠페인 주최 측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당시 팬덤 '아미'는 같은 금액을 모아 인종차별 반대 단체에 기증했고 SNS로 캠페인을 지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