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엑소더스' 임박… 태국 총리 "대규모 난민 유입 대비"

입력
2021.03.29 18:08
"원치 않지만 인권 준수"… 카렌족 3000명 피신


군부의 유혈 진압에 미얀마발(發) 엑소더스(대탈출)가 임박한 분위기다. 인접국 태국이 미얀마 난민 대거 유입을 각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9일 기자들과 만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미얀마에서 27일 벌어진 대규모 유혈 사태 관련 질문에 “우리 영토로 향하는 대규모 탈출 사태를 원하지 않지만 우리는 인권도 준수한다”며 “미얀마에서 태국으로 대규모 난민이 들어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난민들을 위한 (수용) 지역을 준비해 놓았지만 얼마나 많은 난민이 있을지까지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국 공영방송인 타이PBS는 8일 정부가 대규모 난민 사태를 대비해 국경 지대에 난민촌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난민촌이 마련된 곳은 7개 지역인데 로이터는 이와 관련, 국경을 접한 딱주 매솟 지역에 4만3,000명 이상을 수용한다는 계획을 태국 당국이 세우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얀마군 폭력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난민 사태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카렌여성기구에 따르면 미얀마 남동부 카렌주의 카렌족 주민 3,000명가량이 전날 미얀마군의 공습을 피해 태국으로 피신했다. 카렌여성기구는 미얀마군이 태국 국경 인근 뭇로 지역 내 5곳을 공습했다며 “현재 3,000명 이상이 공습을 피해 태국으로 건너갔고 마을 사람들은 정글에 숨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군이 27일 전투기를 동원해 태국 국경 근처 카렌족 마을을 공습, 2명이 죽고 2명이 다쳤는데, 공습은 소수민족 무장 반군인 카렌민족연합(KNU)이 국경 지역에서 군 초소를 습격한 데 따른 보복 차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경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