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이상반응 중 하나인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방역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당국은 아나필락시스가 백신 이외 약물, 식품, 곤충 독 등에 의해서도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증상으로 적절한 치료만 하면 바로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추진단은 29일 월간(2월 26일~3월 25일) 이상반응 의심사례를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접수된 아나필락시스 의심 신고사례는 총 95건이라고 밝혔다. 전체 이상반응 의심사례 건수(1만103건) 대비 0.94% 수준이다.
아나필락시스는 중증 알레르기 전신반응을 뜻한다. 흔히 말하는 '과민반응'은 특정 항원에 대한 반응이 정상보다 과하게 나타나는 경우다. 그중 면역글로불린E(IGE) 항체로 즉시 발생하는 첫 번째 과민반응을 '알레르기 반응'이라 부른다. 이 알레르기 반응 중 피부와 점막을 포함, 여러 장기에 침범해 전격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이 아나필락시스다. 혈압이 크게 떨어져 심혈관계 쇼크나 의식저하가 나타나면 '아나필락시스 쇼크'라 부른다. 성인 아나필락시스 중 70%는 약물, 식품, 곤충 독, 벌 독 등으로 인해 생긴다. 가장 흔한 원인은 약물이다. 항생제, 소염진통제, 조영제 등이 대표적이다. 항암제나 백신 등으로도 나타난다.
아나필락시스는 원인 약물이나 식품을 섭취한 뒤 30분 이내에 나타난다. 90% 정도는 점막이나 피부에 두드러기가 나거나 붓는 증상이 나타나고, 호흡기계와 심혈관계 등으로 이어지면 잦은 기침과 호흡곤란이 온다. 저산소증으로 의식장애나 심인성쇼크, 심정지에 이를 수도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병력과 임상소견만으로 판정하기에는 다른 증상과의 구분이 어렵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백신과 아나필락시스 간 인과성이 지극히 낮은 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최대 30분의 대기시간이 있으니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있다 해도 바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심장이나 뇌 관련 기저질환자의 경우, 합병증을 주의해야 한다. 이재현 연세대 의과대학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전에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