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어르신들, 컨디션 좋은 날 백신 맞으세요"

입력
2021.03.29 18:30

다음 달 1일부터 전국 49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75세 이상(1946년 12월 31일 이전 출생) 고령층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고령층의 백신 접종을 앞두고 29일 전문가 초청 설명회를 열고 국민들 궁금증에 직접 답했다. 다음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이재현 연세대 알레르기 내과 교수, 정재현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질문에 답한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독감 백신 맞고 응급실에 간 적이 있다. 그 뒤 독감 백신도 안 맞는데.

"당시 경험했던 이상증상이 아나필락시스였다면,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고 접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 외 다른 이유였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할 수 있다."

-79세에 심장수술 두 번 했고 지금도 부정맥 등이 있다.

"백신 접종을 하면 안 되는 만성질환은 없다. 질환보다는 당일의 건강 상태를 보고 접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독감이나 대상포진 접종 뒤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되나.

"백신 대부분은 동시접종이 가능하다.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경험이 제한적이어서 백신 간 간섭이 나타나지 않도록 2주 정도 간격을 두라고 권한다."

-접종 뒤 이상반응이 있으면 어떻게 하나.

"아나필락시스는 접종 후 15분에서 30분 정도 관찰하면 90% 이상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통증이나 발열, 근육통 같은 증상은 4~5시간 뒤부터 나타나는데, 대부분 48시간 이후 사라진다. 그 뒤에도 증상이 있으면 접종한 곳이나 보건소에 가보는 게 좋다."

-고령층이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게 있나.

"감기 기운이 있으면 접종을 미루는 게 좋다. 세 끼 식사 잘하고, 아프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야 한다. 접종 뒤에도 무리한 운동은 하지 말고 하루 이틀 정도는 목욕도 안 하는 게 좋다. 접종을 끝낸 어르신들은 만약을 대비해 되도록 다른 사람과 함께 계시는 게 좋다."

-젊은 사람에 비해 노인들은 백신의 효과가 더 떨어지는 것 아닌가.

"고령층이 젊은층에 비해 면역반응이 조금 떨어질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들은 고령층에도 높은 예방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상반응의 경우도 발열이나 근육통, 접종 부위 이상반응은 고령층이 오히려 발생률이 낮다."

-고령층에 많이 나타나는 이상반응이 따로 있나.

"젊은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가장 흔한 건 부기, 통증, 전신 근육통, 발열 같은 증상이다. 다만 이상반응 뒤 젊은이에 비해 컨디션이 더 떨어질 가능성은 있다. 충분히 휴식하고 수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코로나 백신이 치매를 유발한다던데, 사실인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백신이 치매를 유발하려면 신경세포나 뇌에 오래 영향을 줘야 하는데, 코로나19 백신이 신경세포나 뇌에 영향을 끼친다는 근거가 현재까지 없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접종 전에 알레르기 약을 먼저 먹으면 부작용이 없다는 말도 있다.

"주사를 맞고 알레르기가 발생할지를 미리 알 수 없다. 그러니 사전에 약을 먹는 건 과학적 근거가 없다. 전혀 권하지 않는다."

-접종 사전예약은 어떻게 하나.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75세 이상 어르신들의 접종 의사를 확인 중이다. 아직 연락을 못 받았다면 주민센터를 찾아가 접종을 신청하거나 주소지의 주민센터 담당자나 이장·통장에게 전화해도 된다."

-개인적 사정으로 접종 날짜를 바꿀 수 있나.

"사전예약을 했는데 당일에 몸이 안 좋거나 할 경우 연기 뒤 다시 접종할 수 있다. 다만 그냥 백신이 싫어서 안 맞겠다고 했다면 접종대상 후순위로 변경돼 접종 날짜가 훨씬 뒤로 밀릴 수 있다."

-76세로 지금 다니는 대학병원에서 백신을 맞고 싶은데.

"75세 이상이 맞는 화이자 백신은 냉동보관 필요성 때문에 예방접종센터에 반드시 가야 한다. 다만 거동이 어렵거나 할 경우 5월부터 가까운 동네의료기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은 조정이 가능하다."

유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