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의 금융이해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국민 중 절반 이상이 장기적 재무목표를 설정하지 않았고, 특히 청년층은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6.8점으로, OECD 10개국 평균(62점)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같은 조사(62.2점)때보다 총점이 4.6점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증시가 크게 오르는 등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융이해력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이해력은 △금융지식(합리적 금융생활을 위해 갖춰야 할 지식) △금융행위(건전한 금융·경제 생활을 위한 행동양식) △금융태도(현재보다 미래를 대비하는 의식) 3개 분야로 측정되고, 금융이해력 종합 점수는 국제기준에 따라 산출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10일부터 10월 30일까지 전국 만 18∼79세 성인 2,4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리 국민은 금융지식·금융행위에서 강점을 보였으나, 금융태도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금융지식·금융행위는 각각 68점·61.9점으로 OECD평균(65.9점·59.2점)보다 높았고, 금융태도는 60.1점으로 OECD평균(61.6점)보다 낮았다.
우리나라 성인들이 저축은 많이 하지만 장기적 재무목표는 부족한 문제점도 드러났다. ‘적극적으로 저축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97%)은 100%에 육박했지만, '장기 재무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3.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는 청년층의 성향도 두드려졌다. 청년층은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4.2%로 반대 응답률(26.0%)보다 높게 나타나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특히 소비를 중시하는 대학생(취준생 포함) 10명 중 8명은 OECD 금융행위 최소 목표점수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노년층의 경우엔 금융지식 측면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70세 이상의 경우, 평균 금융지식 점수가 56.1점으로 전체 연령대 평균(73.2점)에 크게 못 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성인의 전반적 금융이해력은 대체로 양호하지만 금융태도는 다소 미흡한 면이 있다”며 “청년층의 건전한 금융태도 조성을 위해 조기 금융·경제교육을 강화하고 노년층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있는 금융 기본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