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브래스카주 보이드카운티의 마노와이(Monowi)는 올해 만 85세인 엘시 아일러(Elsie Eiler)의 1인 마을이다. 그는 마을에 단 하나 남은 간이식당 겸 여관인 마노위 태번(Tavern)의 사장이자 마을 행정을 도맡은 시장이고, 약 5,000권 장서를 보유한 도서관 관장이다. 2010년 4월 1일 기준 미국 센서스 결과다.
그가 신경 써야 할 행정 업무는 한두 개가 아니다. 우선 12번 국도와 이어진 도로 신호등을 관리해야 한다. 공용 전기·수도요금을 제때 신고해야 운영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술을 팔려면 때맞춰 주류판매 허가를 갱신해야 한다. 물론 신청도 허가도 그의 몫이다.
그 고독한 마을에 호기심을 품고 찾아오는 이들이 더러 있다. 아일러는 매일 아침 9시면 태번 문을 열고 관광객들에게 햄버거나 핫도그, 맥주를 팔며 말벗이 돼 준다. 2018년 기준 버거는 3.5달러, 핫도그는 1.25달러. 한 인터뷰에서 외롭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오가는 이들은 늘 있다"며 "지금도 당신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손님이 있든 없든 밤 9시 30분까지 영업하고 월요일은 쉰다.
마노와이는 지역 원주민 언어로 '꽃'을 뜻하는 말. 주간 철도공사가 한창이던 1902년, 대평원의 한 떨기 꽃처럼 그 마을이 생겼다. 노동자와 가족들이 머물면서 우체국이 서고, 술집과 식당들이 생겨났다. 1930년대 전성기 약 150명이던 주민은 공사가 끝난 뒤부터 하나둘 떠나 1980년대엔 20명 미만이 됐다. 2000년 센서스 땐 아일러 내외 단둘이었고, 2004년 남편 루디(Rudy)가 별세하면서 엘시 아일러 혼자 마을을 지켜왔다. 엘시도 2011년 결장암 진단을 받았지만 수술로 회복했다. 지난해 진행된 2020년 센서스 결과도 곧 공개될 예정이다.
주민이 없어 '유령마을이 된 미국의 마을은 약 3,800곳에 이르고, 대부분 서부 개척시대 금·은 광산이나 원유 개발, 철도·도로 건설 과정에 형성된 곳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