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유럽 국가들이 자국의 미사일 발사 문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하기로 한 것과 관련, '이중 기준'이라고 반발하며 상응조치를 경고했다.
조철수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은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유엔 안보리 소집에 대해 "주권국가의 자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로, 유엔 헌장에 대한 난폭한 위반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의 자위권을 침해하려는 시도는 기필코 상응한 대응조치를 유발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일부 성원국들이 자주적인 나라들의 주권을 침해하고 발전을 저해하기 위한 불순한 목적 실현에 유엔을 도용하고있는 데 대하여 절대로 간과하지 않을 것"이며 "유엔 안보리가 이중 기준에 계속 매여달린다면 조선반도에서 정세완화가 아닌 격화를, 대화가 아닌 대결만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보리가 그동안 한미군사연습이나 미국의 시리아침공, 프랑스 등 각국의 다양한 발사체 발사에 대해 함구해왔음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만 문제를 삼는 것은 "주권국가에 대한 무시이며 명백한 이중 기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는 이런 나라들이 우리의 자위적 조치를 걸고들고 있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라며 "유엔 안보리가 본연의 사명에 맞게 세계의 평화와 안전보장에 이바지하려면 공정성과 객관성, 형평성의 원칙부터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앞서 2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에 대해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이라며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개발된 전술유도탄의 핵심기술을 이용하면서 탄두중량을 2.5톤으로 개량한 무기체계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발사체 발사는 유엔 안보리 위반사항이다.
이에 미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소집을 요구하며 즉각 대응했다. 26일(현지시각) 열린 대북제재위원회는 산하에 있는 전문가 패널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조사해 결과를 보고하도록 결정했다. 영국, 프랑스 등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회의를 30일에 열 것을 요구했다.
이번 조 국장의 담화는 안보리 소집에 대한 반발을 담고 있지만, 담화 주체의 위상이나 말의 수위는 낮아 북한이 안보리 소집 결과를 살펴본 후 구체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