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의 첫 무역 수장인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과됐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타이 대표는 2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때문에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비용을 치를 수 있다는 점을 안다”면서도 이 같이 말했다. 타이 대표는 지난 17일 만장일치로 상원 인준을 받았다. 첫 유색인종 여성 수장이자 첫 아시아계 미국인 대표로 USTR를 이끌고 있다.
그는 “‘제발 관세를 없애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면서도 “경제 주체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소통하면서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관세를 제거하는 것이 경제에 해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기업, 무역업자, 제조업자든 간에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에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중관세 유지 방침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통상뿐 아니라 중국 신장 지역의 인권탄압 논란, 홍콩 자치권, 대만 민주주의, 남중국해 등을 둘러싸고 전방위로 악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타이 대표는 협상가로서 전략적 이유 때문에라도 관세 철폐를 꺼린다고 말했다. “어떤 협상가도 협상 레버리지(지렛대)를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연간 3,700억달러(약 419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미수출에서 4분의 3을 차지하는 규모에 고율관세가 계속 부과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이 보조금, 기술탈취 등 불공정 통상관행을 통해 미국을 경제적으로 침탈한다며 무역법 301조를 발동하는 방식으로 보복관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했다. 이에 중국은 1,100억달러(약 124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즉각 맞불 관세를 물리면서 한동안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