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33ㆍ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 3라운드에서 5타 차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최종라운드에서도 이날의 위치를 지킨다면 지난해 2월 호주오픈 이후 1년 1개월 만의 우승이자 개인 통산 21승째를 거두게 된다.
박인비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ㆍ6,609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기록, 3언더파 69타를 쳐 중간합계 12언더파 204타로 단독 선두를 지켰다. 7언더파 209타의 공동 2위 허미정(32)과 이민지(호주), 멜 리드(잉글랜드)에 무려 다섯 타 앞선 기록이다.
1, 2라운드에서 모두 1타 차 단독 1위였던 박인비는 이날 5, 7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1타 차 2위였던 조피아 포포프(독일)가 11번 홀(파3)까지 보기만 4개를 적어내는 덕에 2위와 넉넉한 격차를 벌렸다. 11번 홀(파3)에서 유일한 보기가 나와 2위와 격차가 3타로 좁혀졌으나 12번 홀(파4) 파 세이브에 이어 13번 홀(파4)과 버디로 한숨을 돌렸다.
4타 차 리드를 지켜가던 박인비는 17번 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2위와 5타 차를 만들며 기분 좋게 3라운드를 마쳤다.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세 번(2010ㆍ2016ㆍ2019년) 했던 박인비는 KIA 클래식 정상에 오를 좋은 기회를 맞았다. 박인비는 경기 후 "마지막 날도 1∼3라운드와 똑같이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인비는 특히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도쿄올림픽 출전 티켓도 사실상 예약 수순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도쿄올림픽에는 6월 말 세계 랭킹 기준으로 한 나라에서 상위 2명씩 출전할 수 있다. 단 세계 랭킹 15위 내에 2명 이상의 선수가 들어 있는 나라는 15위 내에서 최대 4명까지 나갈 수 있다.
박인비의 현재 세계랭킹은 4위로, 1위 고진영(26)과 2위 김세영(28)에 이어 한국 선수 중 세 번째다. 한국 여자 선수들은 현재 15위 내에 6명이 들어 있기 때문에 상위 4명의 선수가 무난히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는 "올림픽은 항상 좋은 동기 부여가 된다"며 "아마 올림픽이 없었다면 내가 오늘 여기 있지 않았을 수도 있다"라고 도쿄행에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