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선거운동 첫날... 김종인이 '막말 경계령' 내린 이유는

입력
2021.03.25 18:30


"절대로 자만해서는 안 된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된 25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대위 회의에서 꺼낸 얘기다. 최근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오세훈 후보가 다소 유리한 출발선에 선 분위기다. 하지만 남은 선거 기간 예상치 못한 변수에 흐름이 언제라도 뒤바뀔 수 있기 때문에 '부자 몸조심 해야 한다'는 흐름이 국민의힘 내부에 퍼지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알고 있겠지만, 오 후보 지지율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20%포인트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지금 나타나고 있는 지지율에 만족하지 말고,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특히 경계를 당부한 것은 '말조심'이다. 김 위원장은 “말 한마디 잘못으로 얼마나 많은 표를 잃을 수 있는지 철저히 인식해야 한다"며 "절대로 자만해서는 안 되고 언행에 굉장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실제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를 이끌었던 김 위원장은 차명진 전 의원 등의 세월호 유가족 비하 발언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 악몽이 아직 지워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선거를 책임지는 야당 대표로 여당의 뒷심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위원장뿐 아니라 지난해 총선을 치렀던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퍼져 있다. 전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 등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날 "2010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서다 막상 0.6%포인트 차로 오세훈 후보에게 졌던 전례를 우리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언론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이긴다고 하니까 의원들이 풀어질 수 있어, 느슨해지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