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맞붙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모두 부동산 관련 공약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다만 박 후보가 주요 지지층인 3040세대를 겨냥해 ‘돌봄과 교육’에 방점을 둔 반면, 오 후보는 20대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청년 취업’을 더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두 후보는 5대 선거 공약을 25일 선관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박 후보는 ‘돌봄과 교육 대전환’이라는 주제를 4순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3040 맞벌이 부부와 아동에 맞춤형 복지를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유치원 전면 무상급식 추진과 어린이집 교사 대비 아동 비율 개선, 방과후 돌봄 1:1 맞춤 교사제 도입 등이 주요 골자다. 민주당에 우호적인 3040 유권자의 마음을 다잡겠다는 의미다. 특히 유치원 무상급식 공약은 과거 서울시장 재직 시절 무상급식에 반대해 자진 사퇴한 오 후보와 자신을 대비시키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다.
오 후보는 20대를 향한 공약이 눈에 띈다. ‘청춘이 밥 먹여준다’는 제목의 공약을 5순위 공약으로 내세운 것. 청년들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과학기술 분야에 취업과 창업을 할 수 있게 ‘4차산업형 청년 취업사관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게 골자다. 또 취업, 창업 성공사례를 특강 식으로 제공하거나 대학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제시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 표심이 여권을 향해 있지는 않은 만큼, 20대를 확실한 우군으로 삼기 위한 목적이다.
박 후보는 ‘예술인’과 ‘반려동물 가족’에 대한 복지(5순위)를, 오 후보는 ‘1인가구’에 대한 복지(4순위)를 강조한 것도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박 후보의 경우 중앙정부의 재정지원과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문화예술인들의 고용ㆍ산재보험 지원을 약속했다. 반려동물 가족을 위해 동물병원 진료항목의 표준화, 진료비 공시제 도입 등을 내세우기도 했다. 오 후보는 증가하는 1인가구를 세대별ㆍ성별로 분류해 지원책을 마련했다. 20~40대 여성의 경우 전담경찰제를 도입하고, 60대 이상 1인가구를 대상으로는 스마트 건강지킴이(손목시계형)를 이용해 건강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식이다.
두 후보의 1순위 공약은 이번 선거 최대 화두이기도 한 주택ㆍ주거 정책이었다. 박 후보는 ‘21분 생활권 도시 서울’이라는 제목으로 강남ㆍ북 균형발전 추진을 골자로 하는 도시 정책을, 오 후보는 ‘스피드 주택공급’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시 용적률 규제완화, 한강변 아파트 35층 이하 규제 폐지 등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