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국회의원 3명 투기 수사선상에 올렸다"

입력
2021.03.2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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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지방의원 등 고위공직자 24명 내·수사 중
포천시 공무원 투기 의심 땅·건물 몰수보전 결정
'차명거래 규명' 국토부·LH본사 추가 압수수색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촉발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국회의원 3명을 포함한 전현직 고위공직자 24명을 수사선상에 올렸다. 경찰은 차명거래 수사를 위해 24일 국토교통부와 LH 본사를 추가로 압수수색 했다.

특수본을 이끄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최승렬 수사국장(특수본 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LH 등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총 89건, 398명을 내사 또는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엔 국회의원 3명과 고위공무원 2명,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 의원 19명 등 전현직 고위공직자 24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시민단체들은 17일 이주환·강기윤 국민의힘 의원과 전봉민 무소속 의원을 투기 관련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특수본이 내사 또는 수사 중인 89건 중 시민단체가 고발한 건은 13건, 정부합동조사단 등 다른 기관이 수사 의뢰한 건은 6건이고 나머지 70건은 경찰이 자체적으로 인지한 사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기 신도시 관련 사건은 33건(134명)이다. 수사 대상자 중에는 공무원 85명, LH 직원 31명이 각각 포함됐다.

특수본은 이와 별도로 경찰신고센터를 통해 접수한 신고 388건 중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60건을 선별, 관할 시도경찰청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위원회 국세청 금융감독원 한국부동산원과 함께 3기 신도시 관련 부동산 거래 자료를 분석 중인데, 여기서 1차로 농지법 위반 의심자 22명을 적발해 관할 시도경찰청에 내사를 지시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이날 오후 국토부 공공주택본부와 LH 본사를 재차 압수수색 했다. 2015년 이후 근무한 모든 전·현직 직원들의 인적사항을 확보, 친·인척 명의 차명거래 전수조사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특수본은 지난 9일 LH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총 20여 회에 걸쳐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법원, 포천시 공무원 부동산 몰수보전

이날 의정부지법은 전철역사 예정지 정보를 입수해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포천시청 공무원 A씨의 토지 및 건물에 대해 몰수보전을 결정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이 전날 제기한 몰수보전 신청을 인용한 것으로, 이에 따라 A씨는 확정판결을 받기 전까지 해당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이 전날 A씨에 대해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신청한 사전구속영장은 이날 검찰에서 청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 단장은 구속영장 신청 사유에 대해 "본인이 철도 부지 선정과 관련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던 점이나 투기 의심 부동산을 매입한 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내부정보를 얻었을 개연성이 크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박씨가 확보한 역사 예정지 정보가 업무상 취득한 비밀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수본은 내부정보를 이용한 공직자 투기에 대해서는 부동산 매매 규모와 상관없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공범이나 누설된 정보를 이용한 제3자에 대해서는 수사검토회의에서 투기 규모 및 가담 정도를 따져보고 신병 처리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수사 진척도가 가장 높은 경기남부경찰청의 수사 대상 15명에 대해서도 곧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 단장은 "전·현직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 등 신분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며 "투기로 취득한 토지 및 재산은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하는 등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부당이득이 반드시 환수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유지 기자
신지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