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집단감염에 '혹시 변이도 번지나' 초조한 방역당국

입력
2021.03.23 18:00


영국발(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상대적으로 많이 확인된 영남 지역에서 대우조선해양을 중심으로 대규모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해당 사업장의 전 직원 2만여 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변이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격리해제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3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검사에 대해 거제시와 경남권역 질병관리청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선 최근 일주일간 직영·협력업체 직원이 60명 넘게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에 회사 측은 이동량이 많은 직원 2,400명을 대상으로 선제 검사를 시행했고, 이날 확진자가 2명 추가됐다.

문제는 거제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부산과 울산 등지에서 코로나19 영국 변이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방역당국은 국내 지역사회에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26명 추가로 확인됐는데, 이 중 25명이 영남권 집단감염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변이가 확인된 집단감염은 부산 북구 장례식장, 울산 골프연습장, 경북 포항시 교회, 울산 북구 목욕탕, 영남권 친척 모임으로, 조선소 관련은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 변이가 영남권 지역사회에 유행하고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우선 영국 변이 감염의 경우 역학조사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 단장은 “검사와 관리 범위를 넓게 정하고, 유전자 검사도 폭넓게 해 변이 확산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격리해제 기준도 강화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격리 또는 입원 중인 사람은 증상이 없고 열흘 정도 지나면 격리가 해제되거나, 검사에서 두 번 음성이 확인되면 퇴원한다. 일반적으로는 주치의가 이 두 가지 기준 중 하나를 적용한다. 이 단장은 “변이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주치의가 두 기준을 모두 강하게 적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4주간 국내에서 발생한 전체 코로나19 환자 중 집단감염이 아닌 개별 접촉으로 확진된 비율은 31.7%로 나타났다. 그중 50%는 역시 가족 간 감염이 차지했다. 이 가운데 30~40대가 19세 이하에게 전파한 사례는 13.8%인 반면, 반대로 19세 이하가 30~40대로 전파한 건 2.9%에 불과했다. 이 단장은 "부모가 자녀에게 전파하는 사례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는 의미”라며 “부모님들은 외출 후에 반드시 철저히 손을 씻어달라”고 당부했다.

임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