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단일화로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길을 활짝 열라는 시민 여러분의 준엄한 명령을 반드시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경쟁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는 "정권 심판의 전장에서 손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단일후보 수락연설에서 "무능하고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는 길에 제가 앞장서겠다. 엄중한 역사적 과업을 기필코 완수해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후보는 내곡동 땅 투기 의혹 등을 제기한 민주당을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이) 조직 선거, 흑색선전 선거, 인기 영합주의 선거의 삼각파도를 세차게 몰아오고 있다"며 "역사를 거스르는 파도를 반드시 넘어서서 물거품으로 만들어내고야 말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의 괴벨스식 선전 선동, 진실에 눈감고 거짓만을 앞세우는 외눈박이 공세에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다"면서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반드시 깨우쳐달라"고 호소했다.
오 후보는 단일후보를 두고 맞붙었던 안 후보를 향해서는 "어제까지 어디에 있었는가는 깨끗이 잊기로 하자. 절박하고 처절하게 승리를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오 후보는 연설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0년을 무거운 심정으로 살았다"며 "스스로 담금질하면서 시민 여러분께 진 마음의 빚을 일로써 갚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가슴 한켠에 자리한 이 무거운 돌덩이를 이제 조금은 걷어내고 다시 뛰는 서울시로 보답할 수 있도록 성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오 후보는 지난 4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도 나경원 후보를 꺾은 뒤 "임기를 마치지 못한 시장으로서 죄책감이 있었다"며 눈물 맺힌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오 후보는 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방금 안 후보께 감사와 위로의 전화를 드렸다. 함께 끝까지 싸워주시겠다고 화답했다"며 "(서울시 공동경영 약속은) 당연히 유효한 약속이고 반드시 지켜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홍정욱·금태섭 전 의원 등을 포함해 '개혁 우파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에 대해 "오늘부터 성심을 다해 삼고초려를 시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