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윤석열·조남관 향해 "역사가 책임 물을 것이며 나도 법적 책임 묻겠다"

입력
2021.03.23 13:15
"불공정 논란과 책임은 조남관 차장과 검찰 몫"
"수사팀 검사 온단 말에 귀 의심... 노골적 진행 아닌가"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조남관 총장 직무대행을 향해 "역사가 책임을 물을 것이고 나 역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을 재심의한 대검 부장·고검장 확대 회의 당시 공개 질의를 회피했다는 일부 언론의 지적에 대해 "실소가 터진다"고 응수했다.

임 연구관은 나아가 "불공정 논란과 책임이 조남관 차장과 검찰의 몫이듯 화살받이는 사건 성격상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회의 과정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그는 "합동 감찰에서 수사팀 검사에게 확인해야 할 질문을 재소자 증인의 기소 여부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할 수 없어 말을 아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서 19일 열린 확대 회의에서 한 전 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수사팀 소속이자 위증 교사 의혹 당사자인 엄희준 현 창원지검 부장검사를 상대로 한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졌지만 "질문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에 대해 임 연구관은 "고검장들과 대검 부장회의 참석 통보를 받고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법무부 장관의 지휘가 있은 마당에 참석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면서 엄 부장검사를 지칭하는 듯 "수사팀 모 검사가 온다는 말에 귀를 의심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소자 증인의 기소 여부를 논의하는 자리에, 법무부 장관이 합동 감찰을 지시한 마당에 너무 노골적인 진행이었다"며 "그럴 거면 민원인 한모씨나 변호인에게도 발언 기회를 줘 공정한 체라도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 어이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확대 회의에 엄 검사가 참석한 것을 두고 "제 수사 지휘에 없던 내용이고 예측 가능성도 없었다"며 "담당 검사를 참여시킨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검찰 내 대표적인 내부 고발자로 꼽히는 임 검사는 또 "'검찰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 사건을 담당하면서 나도 그렇지만 검찰도 한결같아 앞으로 펼쳐질 일들이 그려졌다"며 "탁월한 수사 능력이 아니라 동료들의 미움과 저주를 감수할 용기가 필요한 사건이니 고단하긴 해도 난해한 사건은 아니었다"고 지난날을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조남관 차장(총장 직무대행)에게 공정을 기대한 적이 없어 실망하지는 않지만 과녁이나 다트판이 돼 회의장에 앉아 있는 게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었다"며 "용기를 내어준 몇몇 재소자분들에게 너무도 죄송해 고통스럽다"는 심경을 밝혔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