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5월 경기 오산 가장산업단지 조성부지 공사 현장에서 2구의 미라가 발굴됐다. 1,500년대 중반에 묻힌, 조선시대 사대부 남성의 첫째 부인(구성 이씨)과 둘째 부인(여흥 이씨)이 주인인 회격묘(관 주변을 석회로 채운 묘)에서였다. 기록으로만 전하던 여성용 모자 가리마, 출토 사례가 많지 않던 얼레빗과 참빗, 귀이개 등 다량의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23일 문화재청은 오산 구성 이씨ㆍ여흥 이씨 묘에서 출토된 복식 등 총 124점의 유물을 국가민속문화재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임진왜란 이전 16세기 중후반 양반 가문 여성의 다양한 복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높고, 조선 시대 여성의 염습 과정 등을 엿볼 수 있어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는 설명이다.
지정 목록에는 치마의 앞부분을 접어 앞은 짧고 뒤는 길게 만든 전단후장형 쌍스란치마가 들어가 있다. 임진왜란 이전 시기에만 확인되는 복식으로 희소성이 높다. 생활소품이면서 장신구로도 쓰인 자수바늘집노리개도 보인다. 세부 장식이 잘 드러나 있어 당대 자수 기법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귀한 유물이다. 관에서 수습된 일체가 문화재로 지정 예고되다 보니 머리카락 뭉치도 목록에 포함돼 있다. 머리카락 뭉치는 목곽과 목관 사이에서 수습됐다.
문화재청은 “30일 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 검토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있는 복식, 생활용구, 신앙자료 등을 꾸준히 발굴,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