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대부동’, ‘대부면’ 되나...읍·면·동 차이가 뭐길래

입력
2021.03.22 18:40
안산시 1986년 시 승격, 도시지역 분류 시 ''동' 
농어촌 도시의 경우 읍 또는 면 명칭 부여돼
읍·면 세금 감면 등 농어촌특례규정 혜택 많아
화성시 2014년 전국 첫 '남양동', '읍'으로 전환

경기 안산시가 도시지역으로 묶여 있는 대부도의 행정구역 단위 명칭을 ‘동’에서 ‘면’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읍·면·동은 같은 급의 행정구역 단위로 도시화 여부에 따라 명칭이 다르게 부여되지만 '읍·면'인 경우 농어촌특례규정에 따라 각종 세금과 부담금 경감, 지방 재정 감소 등의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22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기 화성시는 2014년 7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남양동'을 '읍'으로 전환한 바 있다. 남양동은 2001년 '면'에서 '동'으로 승격했으나 14년 만에 다시 '읍'이 된 셈이다.


대부도, 농어촌 지역인데 '읍·면' 아닌 '동’인 이유

대부도의 인구수는 지난달 말 기준 4,957가구, 8,852명이다. 전체 가구 중 50.3%인 2,493가구(6,311명)가 농·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도시화가 이뤄졌지만 전형적인 도·농·어촌 복합지역이다. 면적도 전체 면적(46.0㎢)의 88.6%(40.7㎢)가 녹지이고, 주거 및 상업지역은 1.4㎢(3.1%)와 0.1㎢(0.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대부도는 ‘동’으로 분류돼 있다.

대부도가 ‘면’이 아닌 ‘동’이 된 이유는 과거 지방자치법 때문이다. ‘일반 시’의 일정 규모 지역이 도시지역으로 결정되면 ‘읍·면’이 아닌 ‘동’으로 행정구역이 변경된다.

안산시가 1986년 ‘군’에서 ‘일반 시’로 승격함에 따라 1999년 도시지역으로 결정된 대부도는 자연스레 ‘대부동’이 된 것이다.

전형적인 농어촌 지역임에도 무조건 ‘동’이 돼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는 관련법을 개정해 1990년대 초부터 ‘일반 시’와 ‘도농복합형 시’로 세분화했다. 다만 이전에 '일반 시'로 승격한 도시의 경우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1995년 남양주시가 처음으로 ‘도농복합형 시’로 승격하면서 ‘동’과 ‘읍·면’을 병행하고 있다. 이후 승격한 화성시도 우정읍·장안면·병점동 등 도시형태 여부와 인구수에 따라 읍·면·동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대부동, 왜 ‘면’으로 전환하려 하나

‘읍’과 ‘면’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우선 ‘읍’이 되려면 거주자 2만 명 이상, 시가지를 구성하는 지역의 거주민이 해당 지역 전체 인구의 40%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해야 한다. 거주민이 2만 명인 ‘A면’의 경우 8,000명 이상이 시가지에 밀집해 있으면 ‘읍’이 되는 식이다. 그 이하인 경우에 ‘면’이 된다.

대부도가 ‘읍’이 아닌 ‘면’으로 바뀌는 것은 인구수가 8,800여 명에 불과해서다.

안산시가 대부동을 면으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농·어촌 도시에는 각종 농어촌특별혜택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고교 수업료 감액, 대입 농어촌특별전형, 환경개선부담금 및 등록면허세 등 각종 세금과 부담금 경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교육공무원은 근무 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고, 도로관리청도 기초단체(안산시)가 아닌 광역단체(경기도)로 이관돼 도로 설치 및 관리에 대한 재정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대부면’ 전환은 언제쯤

현재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김남국(안산단원을) 의원이 지난해 9월 대표 발의했으며 올 2월 상임위에 상정돼 있는 상태다.

이후 각종 법률이 제정돼야 하고, 주민 동의 절차를 받아야 한다. 이후 행정안전부의 최종 승인까지 받아야 해 당장 전환은 쉽지 않다. 안산시도 최소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대부도는 전형적인 농어촌 지역인데도 일반 시의 도시지역으로 결정돼 지역 발전 및 교육, 세금 관련 분야에서 역차별을 받아왔다”며 “시일이 걸리더라도 안산시의 도농복합도시 전환을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 방안 등을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