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도 위험하다"… 아시아계 美의원들 '증오범죄 근절' 한목소리

입력
2021.03.22 19:00
중국계 주디 추 "총격범, 아시안 스파만 골라"
태국계 덕워스 "아시아人 공격, 실제 더 많다"
한국계 영김 "지도자들 발언 레토릭 신중해야"

“아시아계 미국인들도 위험하다.”

한인 여성 4명 등 아시아인 6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계기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정치권에서 커지고 있다. 한국계를 포함한 아시아계 의원들이 전면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한 아시아태평양코커스(CAPAC) 의장 중국계 주디 추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은 이번 총격 사건이 반(反)아시안 증오범죄라고 단언했다. 그는 “21세 백인 남성이 ‘영스 아시안 마사지’를 첫 제물로 택한 뒤 27마일을 달려 또 다른 2개의 아시안 스파를 공격했다”며 “그의 유일한 문제가 ‘성(性)중독’이라면 27마일 거리 내 어디든 고를 수 있었을 테지만 그가 특별히 간 곳은 아시안 스파”라고 설명했다. “세 곳 모두 많은 아시아 여성이 있었고 실제 그가 쏴 죽인 대다수가 그들”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태국계인 태미 덕워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CBS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이 대상인 인종 범죄 상당수가 제대로 분류되지 않고 있는데 이번 사건 역시 인종적으로 동기부여 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증오범죄로 분류된 아시아계 미국인 대상 범죄가 지난해 급증했지만 문제는 지역 경찰이 해당 범죄를 증오범죄나 인종에 동기부여 된 범죄로 자주 보고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방송에 출연한 한국계 영 김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은 정치권의 자성을 요구했다. 반아시안 증오범죄 증가가 정치인들의 레토릭(수사)에 영향을 받은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지도자의 말을 사람들이 마음에 새기기 때문에 지도자들은 자기 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 공화당 일부 동료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아시아적 레토릭이 “완전히 잘못되고 무감각한 것이었다”고 비판하면서다. 김 의원과 함께 출연한 한국계 하원의원 미셸 박 스틸은 ‘마오’(중국 초대 국가주석인 마오쩌둥)라고 불렸던 일 등 자기가 직접 당한 인종차별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교회, 애틀랜타 총격범 제명… “진정한 신자 아냐”

교회는 싸잡혀 매도될 가능성을 차단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이 신도로 등록했던 조지아주(州) 밀턴의 크랩애플 제1침례교회는 이날 신도들의 투표를 통해 롱의 제명을 결정했다. 교회는 성명을 내고 “그는 더이상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믿는 신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교회 신도 100여명은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여성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애도하기도 했다.

16일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 등 8명이 숨졌다. 희생자 중 6명이 아시아계, 7명이 여성이었다.

권경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