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와 옥스퍼드 대학이 공동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혈전 생성 논란이 일면서 이 백신에 대한 유럽 내 신뢰가 대폭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약 7,000명을 대상으로 12~18일 진행한 여론 조사에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인구 절반 이상은 AZ 백신을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에서는 AZ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은 55%로 지난달 23일~이달 3일 진행된 여론조사(40%)보다 15%포인트 올랐다. 반면 '안전하다'는 응답은 43%에서 32%로 하락했다. 프랑스에서는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과 '안전하다'는 응답이 각각 61%와 23%로, 이전 조사의 43%와 33%에 비해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이전 조사에서 안전하다는 응답이 각각 54%와 59%로 절반을 넘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각각 36%와 38%로 떨어졌다.
맷 스미스 유고브 수석 데이터 저널리스트는 "유럽 전역에서 AZ 백신의 효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후 안전에 대한 AZ 백신의 명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지난 2주 동안 유럽에서는 AZ 백신에 대한 안전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증가했고 화이자 및 모더나의 백신이 훨씬 더 안전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3차 유행이 올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AZ 백신에 대한 계속되는 논쟁이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에서 AZ 백신에 대해 신뢰도가 높은 국가는 영국이 유일했다. 영국에서 AZ 백신이 안전하다는 응답은 77%로, 화이자 백신이 안전하다는 응답(79%)과 비슷하게 조사됐다. AZ 백신은 영국 제약사와 옥스퍼드대가 공동으로 개발한 백신이다.
앞서 유럽연합(EU) 산하 유럽의약품청(EMA)은 18일 AZ 백신 접종과 혈전 생성이 관련 없다는 결론을 내리며 접종을 권고했다. 다만 파종성혈관내응고(DIC), 뇌정맥동혈전증(CVST) 등 매우 드문 혈액 응고 장애 보고가 있어 AZ 백신과 관련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