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의 편의점 점주가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지령에 따르고 있던 60대 여성 손님의 의아한 행동을 관심있게 살핀 끝에 피해를 막았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편의점주 윤영신(53)씨에게 감사장과 기념품을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감사장과 기념품은 은평경찰서장이 직접 은평구에 위치한 해당 편의점을 방문해 수여했다.
윤씨는 16일 편의점을 찾은 김모(67)씨가 30만원 어치 기프트카드 6장을 구매하고 사진을 찍어 보내려고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평소 편의점에서 기프트카드 사기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윤씨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했다.
윤씨가 자초지종을 묻자, 김씨는 "딸 휴대폰이 고장 나서 통화를 할 수 없다고 하는데, 기프트카드를 사서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윤씨는 김씨를 설득해 그의 딸에게 직접 전화하도록 했고, 연락이 닿은 딸은 "그런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씨는 이미 보이스피싱범에게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신용카드 번호까지 알려준 상태였다. 그는 '휴대폰이 수리 중이니 보험가입을 위해 대신 인증해달라'는 보이스피싱범의 문자가 딸이 보낸 줄 알고 비밀번호까지 알려줬다. 김씨 계좌에는 총 6,800만원 가량이 있었다.
윤씨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김씨와 함께 불광1치안센터에 방문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신고했다. 경찰은 즉시 김씨의 은행계좌와 신용카드를 지급정지 조치했고,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주민등록증도 재발급받도록 했다.
윤씨는 "모두가 내 식구라 생각하고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 관심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원준 은평경찰서장은 "신속한 신고로 보이스피싱 사고예방에 도움을 줘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보이스피싱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범죄예방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